중국·대만 ‘화해 상징’ 판다, 대만 동물원서 투병하다 숨져

판다 퇀퇀(團團)이 19일 대만 타이페이 시립 동물원 안에 누워 있다. 타이페이|AP연합뉴스

중국과 대만의 화해를 상징하는 판다 퇀퇀(團團)이 대만 타이베이 시립 동물원에서 투병하다가 19일 숨졌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발작 증세를 보인 퇀퇀은 의료진이 투약한 뒤에도 음식을 먹지 못하는 등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다.

의료진은 퇀퇀의 건강 상태가 돌이킬 수 없다고 판단해 마취제를 투여했다. 퇀퇀은 이날 오후 1시48분쯤 숨을 거뒀다.

올해 18살인 퇀퇀은 지난 8월부터 뇌 병변 증세를 보였다. 검진 결과 퇀퇀의 뇌에서 괴사 흔적이 발견됐으며, 뇌종양이 의심된다고 진단됐다.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는 대만의 요청을 받고 지난 1일 전문가 2명을 보내 퇀퇀의 치료를 지원해왔다.

중국은 2008년 수컷인 퇀퇀과 암컷 판다 위안위안(圓圓)을 대만에 기증했다. 퇀퇀과 위안위안의 이름을 한글자씩 합친 ‘퇀위안(團圓)’은 중국어로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난다’는 의미다.

이처럼 퇀퇀과 위안위안은 중국과 대만 간 화해의 상징물로 자리매김해왔다. 중국은 2005년 4월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과 대만의 롄잔 국민당 주석 간 국공(國共) 회담을 계기로 판다 한쌍을 선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회담은 두 나라의 분단 이후 처음 열렸다.

그러나 중국의 판다 선물은 당시 대만 집권당이었던 민진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중국에 우호적인 국민당 마잉주 총통이 집권하던 2008년 12월에 퇀퇀과 위안위안이 중국에서 대만으로 넘어왔다.

퇀퇀과 위안위안은 2013년과 2020년에 각각 새끼 한마리를 낳았고, 위안위안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