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앞에서 ICBM 쏜 김정은… 외신 “4대세습 상징적 그림”

박선민 기자 2022. 11. 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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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총비서가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휘했다고 보도하며 그가 딸과 함께 발사 현장을 찾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딸이 19일 처음 공개된 가운데 외신들도 일제히 이를 보도하며 여러 해석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그간 공개적으로 확인된 적 없는 김정은 딸이 공개돼 놀라움을 자아냈다”며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 객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그 배경을 설명했다. 매든 연구원은 “(김정은 딸이 드러난 사진은) 매우 중요한 장면”이라며 “딸을 이런 방식으로 공개한 것은 김정은이 현재 평온한 상태라는 점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매든 연구원은 김정은 딸이 현재 12~13세이며 대학 입학이나 입대를 준비하려면 아직 4~5년 정도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번 공개는 딸이 지도자가 되기 위해 교육 및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할 수도 있다”며 “중앙 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거나 고모(김여정 당 부부장)처럼 고문이나 물밑 플레이어로 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의 등장은 4대 세습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며 “북한 간부들은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의 북한 전문가 켄 가우스는 김정은 아내 리설주가 함께 등장한 점도 주목했다. 그는 “리설주가 나타날 때는 언제나 전략적 메시지가 포함된다”며 “통상적으로 리설주는 (미사일 발사 등) 공격적 메시지 발신의 악영향을 줄이고자 할 때, 긴장을 완화하고자 할 때,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 일가의 결속력을 입증하고자 할 때 등장한다”고 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총비서가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휘했다고 보도하며 그가 딸과 함께 발사 현장을 찾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AP통신은 국내 여러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김정은 딸이 실제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김정은 정권 내에서 승계에 대해 예측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김정은이 아내와 딸을 동반해 공개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것은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만일 김정은이 이 딸을 주요 공개 석상에 계속 데리고 다닌다면 후계자가 될 거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AFP통신은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전문가 수 킴의 인터뷰를 전하고 “이번 딸 공개는 4대 세습을 상징하는 그림”이라며 “김정은과 그의 딸 사이에 어느 정도 친밀감과 편안함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딸은 미래 리더십을 위해 단련되는 중일 것”이라고 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김정은이 자상한 아버지 같은 모습을 보여 북한이 ‘정상’ 국가임을 표명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딸 공개는 4대 세습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다는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전달하려는 제스처이기도 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정은이 전날 아내 리설주와 딸을 동행한 채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의 시험발사를 지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흰색 겨울옷을 입고 빨간 신발을 신은 딸이 김정은의 손을 잡고 미사일을 살펴보는 장면이다.

김정은과 리설주는 2010년, 2013년, 2017년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과거 북한을 방문한 미국 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통해 딸 중 한 명의 이름이 김주애라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날 공개된 사진 속 딸이 김주애라는 추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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