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사실상 첫 '외부 FA' 영입 "KS 불펜 아쉬움, 원종현이 필요했다"

이상철 기자 2022. 11. 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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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기간 4년에 총액 25억원 계약
"스토리 있는 원종현, 젊은 투수들 성장에 도움"
원종현(오른쪽)이 키움 히어로즈와 FA 총액 25억원 계약을 맺었다.(키움 히어로즈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NC 다이노스에서 뛰던 베테랑 구원 투수 원종현(35)과 계약하며 창단 이래 사실상 처음으로 외부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했다. 전력 강화와 함께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원종현이 꼭 필요했다는 것이 키움 고형욱 단장의 설명이다.

키움 구단은 19일 원종현과 계약 기간 4년에 총액 25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5억원)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원종현은 지난 17일 개장한 FA 시장에 나온 21명 중 가장 먼저 계약한 선수가 됐다.

키움이 이번 FA 시장에서 1호 계약을 맺었는데 처음은 아니다. 3년 전에도 '내부 FA' 포수 이지영과 가장 빨리 FA 계약을 마친 바 있다.

야구팬들이 깜짝 놀란 것은 키움이 가장 먼저 FA와 계약한 것보다 외부 FA를 영입한 부분이다.

키움이 외부 FA와 계약한 것은 2011년 11월 이택근(당시 계약 조건 4년 50억원) 이후 11년 만이다. 다만 이택근은 '히어로즈 출신'으로 2009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떠난 뒤 FA가 돼 복귀했다.

히어로즈 출신이 아닌 외부 FA 영입 사례는 원종현이 처음이다. 원종현과 계약으로 그동안 외부 FA과 거리를 뒀던 키움 구단 기조가 깨진 것이다.

고 단장은 "원종현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해 FA와 교섭이 가능한 17일부터 원종현 측과 접촉했다. 그리고 어제(18일) 협상을 진행한 뒤 최종 영입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원종현이 불펜이 약한 부분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움은 올 시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돌풍을 일으켜 한국시리즈까지 올랐으나 SSG 랜더스에 한 끗 차이로 밀려 창단 첫 우승을 놓쳤다. 3차전과 5차전, 6차전에서 리드를 잡고도 뒷심 부족으로 승리를 내준 것이 아쉬웠다.

원종현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KBO리그 8시즌 동안 501경기에 등판해 27승28패, 86홀드, 82세이브,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31세이브와 30세이브를 거뒀고, 특히 2020년 NC의 통합 우승을 이끈 경험도 있다.

고 단장은 "우리 팀은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지킬 수 있는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탄탄한 불펜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고, 원종현이 최종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종현은 기량이 뛰어난 투수이지만 1987년생으로 내년이면 만 36세가 된다. 나이가 적지 않은 투수와 4년 계약을 제안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고 단장은 "나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원종현의 기량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동안 어려움을 많이 겪은 선수인데 4년이라는 계약 기간에는 건강하게 오래 야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후 기뻐하는 원종현. 2020.11.2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키움이 주목한 것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원종현의 '스토리'다.

2006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뒤 팔꿈치 부상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원종현은 2012년 입단 테스트를 거쳐 신생팀 NC의 일원이 돼 꽃을 피웠다. 2015년 대장암 2기 판정을 받고 잠시 자리를 비웠으나 힘겨운 투병 생활을 이겨내고 야구장에 돌아와 진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고 단장은 "젊은 투수들이 스토리가 있는 원종현을 보며 많이 배우고 성장하기를 바란다. 원종현의 루틴 등을 옆에서 보며 배운다면 빠르게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키움이 우승을 위해 투자한다는 상징성도 있다. 고 단장은 "원종현과 계약을 기점으로 스토브리그를 잘 준비해 키움 팬들에게 더 높은 곳을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외부 FA 추가 영입에 관해서는 "계속해서 FA 시장을 주시해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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