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생일 맞는 바이든 "연임 도전? 지켜봐 달라"
"美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관심 집중
'세대교체' 여론 속 결단의 시간 다가와
토요일인 19일(현지시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아주 뜻깊은 날이다. 먼저 그 손녀의 결혼식이 백악관에서 열린다. 동시에 70대로서의 마지막 하루를 보낸다. 1942년 11월20일 태어난 바이든 대통령은 일요일인 20일 80세 생일을 맞는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80대 대통령’을 갖게 된다.
CNN에 따르면 결혼을 앞둔 손녀는 나오미 바이든(28)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52)의 딸이다. 결혼 상대방은 3년 연하의 남성 피터 닐이다.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소장 법률가이자 과거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뛴 적 있는 정치 지망생이다. 두 사람은 거의 4년 이상 사귀어 왔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백악관에서 혼례가 거행되는 것은 이번이 19번째로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특히 대통령 임기 도중 그 딸이 결혼한 것은 2006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혼삿날이 하필 바이든 대통령의 80세 생일을 하루 앞둔 날로 잡히면서 “대통령의 나이에 쏠리는 대중의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두 사람의 결혼식 계획에 깊이 관여한 어느 인사는 CNN에 “일정이 그렇게 잡힌 것이 우연은 아니었다”고 밝혀 ‘의도’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이른바 ‘나이 문제’는 대통령이 결코 강조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사람들이 결혼식에 관심을 가지면 80세 생일은 자연스럽게 감춰지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펠로시 의장이 여당인 민주당의 하원 지도부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며 “새로운 세대가 당을 이끌 때가 왔다”고 말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한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역시 80대인 스테니 호이어(83) 원내대표, 짐 클라이번(82) 원내총무 등 다른 지도부도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한 만큼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지만 민주당과 정치권 전반에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친(親)민주당 성향의 언론들과 민주당 내 일부 정치인들은 바로 이 고령 문제를 들어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해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훨씬 더 젊은 후보자를 앞세워 2024년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출마 여부는 이제 미 정가에서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이 사안에 관해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최근 내놓은 입장은 “2023년 초에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짧게 말했다. “저를 지켜보세요(Watch me).”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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