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찰리 멍거가 주는 인생의 일곱 가지 조언[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가끔 지혜로 가득 찬 비단 주머니를 열어서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 이 안에는 멍거가 투자와 인생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해준 지혜들이 듬뿍 들어있다.
그래서 미국에는 멍거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지난 15일 멍거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를 '아주 나쁜 것'이라고 비판하고 테슬라가 해낸 일을 자동차 업계의 '작은 기적(minor miracle)'로 부르며 치켜세웠을 때도 뜨거운 화제가 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까지 트위터에서 멍거에게 감사를 표했을 정도다.
멍거의 인생 조언을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기회 중 하나는 대학교 졸업연설이다. 2007년 서던 캘리포니아대학(USC) 졸업식에서 멍거가 졸업생들에게 준 일곱가지 인생 조언을 살펴보자.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버핏은 끊임없이 학습하는 기계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여태껏 기술주를 매수하지 않았던 버핏이 2016년 애플을 대거 매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버핏은 아이폰, 아이패드를 파는 애플을 소비재회사로 간주하고 매수했으며 결과는 대성공이다.
2016년부터 버크셔 해서웨이는 약 332억 달러어치의 애플 주식을 매수했으며 지난 9월말 기준 보유중인 애플 주식의 시가총액은 1236억 달러에 달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1.9%다. 버핏이 애플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더라면 버크셔의 수익률은 지금보다 훨씬 낮았을 것이다.
살아오면서 멍거는 가장 영리하지 않은 사람들도 성공하는 걸 계속 지켜봐왔으며 이들은 모두 끊임없이 학습하는 사람들이었다고 강조했다. 버핏도 마찬가지다. 멍거는 버핏이 시간을 보내는 걸 지켜보면 하루의 절반은 끊임없이 읽고 나머지 시간의 상당 부분은 신뢰하는 사람들과 일대일로 대화하는 데 보낸다고 말했다.
멍거의 격자틀 사고모형은 다양한 학문분야의 주요 사상이 얽혀서 통합적으로 구성된 사고모형을 뜻하며 '다학제적(multidisciplinary) 사고방식'과도 비슷하다. 멍거는 다학제적 사고방식이 자신의 삶을 더 재밌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더 건설적으로 만들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게 했으며 결국 엄청난 부자가 되게 했다며 다학제적 사고방식을 적극 추천했다.
멍거는 변호사시절 자신이 잘 알던 동료의 예를 들며 때로는 자신의 영리함을 감추는 방법을 배우라고 조언했다. 이 동료는 로스쿨을 1등으로 졸업하고 대법원에서도 일할 정도로 영리했지만, 너무 젊었기 때문에 그걸 그대로 드러내는 경향이 있었다.
하루는 로펌의 시니어 파트너가 그를 불러서는 "이봐, 척. 내가 설명해주고 싶은 게 있어. 어떤 상황에서든 자네의 의무는 고객이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영리한 사람이라고 느끼도록 행동하는 거야. 그러고도 남는 기운이나 통찰력이 있다면 그걸 이용해서 자네의 시니어 파트너가 세상에서 가장 영리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게."
"이 두 가지 의무를 만족시키고 난 후에는 자네가 영특함을 드러내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좋네"
멍거는 이 조언이 큰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한 훌륭한 조언이라고 평가했지만, 자신도 실천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초단타매매나 가상화폐에 대한 쓴 소리를 주저없이 던지는 멍거의 성격을 고려하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발생한 일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을 어린애처럼 살게 된다"
주식시장에서도 '버블의 형성과 붕괴(Boom and bust)'는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금융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버핏만큼은 아니더라도 버블 정점에서 사람들이 탐욕스러워질 때 두려워하고 시장 바닥에서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생에서 실패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책도 읽지 않고 남의 의견도 듣지 않고 단기적인 시각을 가지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수준 높은 사람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면 된다.
투자에도 뒤집기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형편없는 투자자가 되고 싶으면 기업 공부는 뒷전으로 제쳐 놓고 대중을 따라서 버블에 뛰어들고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을 때 팔면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멍거는 인도를 돕는 예를 들어 설명했다. 즉, 인도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과 최악의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음 어떻게 하면 이것을 피할 수 있을지 생각하라는 얘기다. 이렇게 문제를 뒤집어서 생각하면 의외로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과도한 이데올로기에 빠지는 것도 피해야 한다. 종교적이거나 정치적이거나 다른 어떤 사상이든지 간에 극단적인 이데올로기에 함몰되면 얼간이가 되기 싶다고 멍거는 경고했다.
즉 어떤 경우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질투, 분노, 복수, 자기연민도 자기 파괴적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멍거는 말했다. 특히 자기연민은 편집증에 가깝고 고치기도 어렵다며 상황이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자기연민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멍거는 두툼한 카드 한 벌을 들고 다녔던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누군가 자기연민에 빠진 듯한 이야기를 하면 이 친구는 가장 위의 카드를 한 장 꺼내서 건네 줬는데, 카드에는 유머스럽지만 비꼬는 투로 "당신의 이야기가 심금을 울립니다. 나는 지금까지 당신처럼 불행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멍거는 자기연민에 빠지고 싶을 때에는 마음 속으로 이 카드를 자신에게 주라고 말했다. 또 사람들은 쉽게 자기연민에 빠지기 때문에 자기연민만 피해도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유리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멍거는 이건 대단히 잘못된 사고방식이라며 현명해지기 위해서는 자기 위주 편향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자기 위주 편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 위주 편향을 벗어나기는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멍거는 우리가 행동할 때는 사람들이 자기 위주 편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여기서 멍거가 예로 든 건 미국 투자은행 살로먼 브라더스의 고문변호사다.
당시 살로먼 브라더스의 최고 경영자(CEO)가 자사 채권 트레이더가 국채 입찰에서 관련 규정을 어겼다는 걸 알게 됐다. 고문변호사는 CEO에게 당국에 보고할 법적 의무는 없지만, 그래도 보고하는 게 도덕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건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었기에 CEO는 계속 미뤘고 결국 살로먼 브러더스의 채권 스캔들로 비화되면서 CEO뿐 아니라 고문변호사까지 일자리를 잃었다.
이에 대해, 멍거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을 빌려 "만약 설득하려고 한다면 이성이 아니라 이익에 호소하라"고 말했다. 즉, CEO의 자기 위주 편향을 고려해서 CEO의 이익에 호소해야 했다는 의미다.
만약 고문변호사가 CEO에게 "이 일을 그대로 놔두면 결국 사장님의 경력을 망가뜨리고 돈과 지위, 명예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제 권고를 따르면 그런 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면 CEO와 고문변호사 모두 아무일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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