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책공대 출신이 말한는 북한의 명문대

문정실 작가 2022. 11. 1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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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지난 시간 북한 입시 제도 살펴본 데 이어서 오늘은 북한의 대학 그리고 대학 문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김필국 앵커 ▶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북한에서 대학 생활을 하셨고 프랑스 유학도 했고 또 지금도 남한에서 대학에 들어가서 대학 생활을 하고 계신 분을 모셨습니다. 북한이랑 남한이랑 대학 생활 어떻게 다르던가요?

◀ 김정국 ▶

참 너무 많은데 대표적으로 한국에서는 대학생들이 직접 본인의 시간표를 본인이 만들어서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점. 제가 북한에서 김책공업종합대학 3학년까지 공부를 하다가 유학을 나갔는데 그 3학년까지 제가 수업 시간표를 만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냥 그 학과 사무실에서 작성된 시간표대로 그냥 공부만 했을 뿐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김책공대면 공부를 꽤 잘하셨던 거죠?

◀ 김정국 ▶

그래도 김책공대라고 하면 공부에 뜻을 둔 학생들 그리고 머리가 좋은 학생들은 김책공대를 많이 선호하죠.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대학 선택할 때 어떤 데 가장 중점을 둡니까?

◀ 김정국 ▶

대학 졸업생이 그렇게 많지 못하고 대학 개수도 적고 그러다 보니까 그 대학에서 뭔가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대학 졸업증이 사실 엄청 중요하거든요. 이왕이면 더 좋은 대학, 김일성종합대학 같은 대학에 가고 싶어 하고. 경제 사정이 안 된다거나 하는 학생들은 오로지 내 머리밖에 믿을 것이 없다 라고 하는 경우에 이제 김책공대라든가 뭐 리과대학이라든가 그런 대학을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 김수경 ▶

북한은 원래 2년에서 3년 정도 다니는 전문 학교가 있고요. 4년에서 6년 정도 다니는 대학이 있는데 2015년에 고등교육법을 개정을 해서 이걸 다 대학으로 그냥 합쳤습니다. 현재는 종합대학이 있고 의대나 공대 같은 단과대학이 있고 직업기술대학 공장 대학 등등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대학원에 해당하는 것은 박사원이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다 국가에서 승인하는 국립이고요. 사립대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북한에서도 사회적으로 굉장히 성공하고자 한다면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게 굉장히 중요해서 모든 학생들이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아주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에도 대학에 순위가 있고 또 더 유명한 대학들도 있다구요

◀ 김필국 앵커 ▶

바로 김일성종합대학 그리고 김정국 씨가 다녔던 김책공대 그리고 평양의학대학 등인데요. 이 세 대학은 뉴스에도 자주 나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해 북한 정권 수립 73주년을 맞아 열린 대규모 심야 열병식. 청년과 학생들도 행진에 참가했는데요. 그 선두에 선 것은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입니다.

"당과 수령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 강한 혁명성과 집단주의 정신을 지닌 룡남산의 아들, 딸들이 나갑니다."

◀ 김필국 앵커 ▶

그 뒤를 이어서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이 등장합니다. 유명 대학 학생들이 차례로 등장했네요.

"김책공업종합대학 노농적위군종대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올해로 개교 76년을 맞은 김일성 종합대학에는 15개 학부 50여 개 학과에서 1만 2천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데요. 전공별로 강의실이 특화돼 있고 실내 수영장과 오락 시설까지 있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평양 대동강변에 있는 김책공업종합대학인데요. 북한의 과학, 무기 개발을 지탱하고 있는 대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위 명문대라고 하는 이런 대학 학생들은 자존감도 높겠죠?

◀ 김정국 ▶

그렇죠. 특히 김일성종합대학 다니는 학생들은 서울대 이상이면 이상이지 더 못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프라이드가 엄청납니다. 실력으로 보면 김책공업종합대 학생들이 또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한다 이런 생각을 하지만 또 김일성 종합대학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디 그 김책의 이름을 김일성에 이제 비교하려고 하냐라는 이런 식으로 장난을 칠 정도로 그 프라이드가 엄청납니다.

◀ 차미연 앵커 ▶

배지를 달고 다닌다고요.

◀ 김정국 ▶

대학 명을 새긴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달고 다니는데 사실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대 학생들은 잘 달고 다녀요. 왜냐하면 자랑스러우니까. 그 이외의 대학들은 뭐 예를 들어 김일성종합대학 앞을 지나갈 때는 본인 배지를 뭐 이렇게 쓱 뗐다가 이제 지나가서 다시 단다든가 이런 식으로. 김일성 종합대학은 특이하게 김일성의 자필로 디자인이 되어 있거든요. 또 김책공업종합대학은 특이하게 모양이 이렇게 기울어진 평행사변형이라서 멀리서 보면 딱 보이거든요. 아 저건 김책공대 애들이구나 이런 식으로.

◀ 김수경 ▶

북한의 명문대의 특징 중 하나가 주로 좋은 대학에는 이제 김일성 일가에 관련된 사람들이 들어가는데 김책공대 같은 경우에는 김책이 김일성의 최고의 심복, 최측근이라고 알려져 있죠. 어쨌든 이제 김일성 종합대학 같은 경우에는 김정일이 여길 나왔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아주 권력자들을 배출하는 아주 최고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김대, 김일성 종합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의 프라이드는 엄청나다고 할 수가 있죠.

◀ 김필국 앵커 ▶

북한 대학생들의 일상도 궁금한데요. 꼭 들어야 되는 수업도 있다면서요.

◀ 김정국 ▶

교과목을 봤을 때 뭐 한국 대학교랑 비슷하긴 하죠. 뭐 교양과목도 있고 전공과목도 있고 좀 특이한 게 김일성 김정일 혁명 역사가 있습니다. 정치 과목들이 사실 그냥 외우는 과목이거든요. 그런 과목들의 점수가 낮게 되면 졸업을 하더라도 낮은 점수 때문에 정치적으로 덜 준비된 사람이다라고 평가받아서 더 좋은 데 갈 걸 또 못 갈 수가 있기 때문에 싫어도 꼭 해야 되는 그런 과목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사실 대학에 가면 연애도 하고 싶고 또 그 로망인 동아리도 활동하고 싶고 또 아르바이트도 하고 싶은데 이 동아리 활동이나 아르바이트 같은 것도 할 수 있나요?

◀ 김정국 ▶

저는 좀 한국에 와서 놀랐던 캠퍼스 문화 중에 하나가 일단 대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엄청나게 술을 마신다거나 연애를 많이 한다든가 또 동아리 활동도 정말 신기했습니다. 대학생들의 자율적인 활동인 거잖아요. 동아리 활동은. 북한은 사실 그런 대학생들만의 자율적인 그런 동아리 활동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그럴 시간도 없고요. 왜냐하면… 북한에서 수업은 몇 시에 시작하지? 9시? 8시 8시. 한 강의가 90분인데 그런 강의를 오전에 3개 정도 합니다.

◀ 김수경 ▶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을 보면 국가는 사회주의 교육학의 원리를 구현하여 후대를 사회주의 건설의 역군으로 키운다고 명시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대학생들한테 전공과 무관하게 정치사상 교육도 해야 되고 노력 동원도 해야 되고 군사교육도 굉장히 강하게 시키거든요. 특히나 이 대학교 교도대라고 있습니다. 이거는 조선인민군의 준군사조직에 해당하거든요. 여기에 모든 대학생들이 남녀 구분 없이 한 6개월 정도 복무하면서 훈련을 받아야 돼요. 특히나 이 군사훈련 같은 경우에 대학교 교도대에서 복무했다는 증서가 없으면 졸업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굉장히 여러 가지로 바쁘다고 할 수가 있죠.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북한 대학생들은 농촌이나 건설 현장에 자주 동원되기도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지금 보시는 영상은 2012년 북한이 평양에 10만 호 살림집을 건설하던 당시의 모습입니다.

"10층 벽체입니다. 우리는 오늘 저녁 중으로 10층 측막까지 완성하게 됩니다."

◀ 차미연 앵커 ▶

건설에 참여한 노동자 중에는 대학생들도 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당시 북한은 공사 진척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지자 휴교령을 내리고 대학생들을 동원했다는데요.

◀ 김수경 ▶

탈북민들 얘기 들어보면 대학을 다니면서 공부할 시간이 제대로 없다는 거예요. 노력 동원도 나가야 하고 군사교육도 받아야 하고 강제로 노력 동원 같은 걸 시키니까 국제사회에서도 계속 지적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사실 북한 내부 사정을 위해서라도 인재 양성에 굉장히 힘을 써야 그 사람들이 국가를 위해서 일을 할 텐데 공부할 시간을 안 주고 이렇게 노력 동원만 계속 시키니까 북한이라는 국가의 입장에서도 굉장히 손해라고 할 수가 있죠.

◀ 김필국 앵커 ▶

김책공대 다니던 시절에 동원된 경험 있으세요?

◀ 김정국 ▶

여러 번 있습니다. 일단 농촌동원 농번기 때 농촌동원은 기본적으로 나갔고요. 당 창건 또 몇 돌이라고 해서 정주년 때 대학생들이 깃발대 들고 지나가는 그 행사가 있었는데 3, 4미터 되는 그 나무 깃발대를 들고 한 4, 5개월 훈련한 것 같습니다. 수업 듣고 끝나자마자 오후에 이제 김일성 광장에 가서 혹은 그 대학 안에 있는 운동장에서 줄 맞춰서 그 깃발 때 옆에서 봤을 때 가지런하게 보여야 된다고 그걸 계속 반복 훈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 데 동원되면 학생들은 뭐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할 것 같아요.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되나요?

◀ 김정국 ▶

일단 처음에는 짜증 납니다. 아니 공부하러 왔는데 왜 갑자기 왜 깃발대 가지런히 맞추는 훈련을 왜 대학생들한테 시키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그게 한 달, 두 달 지나게 되면 그게 이제 익숙해지잖아요. 이제 행사가 3개월 뒤에 끝나고 공부에 복귀해야 한다라고 했을 때 공부하기 싫은 거예요. 놀고 있었으니까. 오히려 더 학생들도 뒤떨어지게 만드는 거죠. 정신적으로도 이제 나태해지고 몸만 혹사되고.

◀ 차미연 앵커 ▶

보니까 북한에서 대학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후에 대학 개혁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지난 9월 노동신문은 인재 육성 사업이 발전하는 시대 요구에 따라서지 못하고 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질타를 전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김 위원장은 9월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도 교육 사업이 세계적 추세와 시대적 요구에 따라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학 개혁을 주문했었는데요.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이런 변화 배경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김수경 ▶

과학기술이라든가 무역이라든가 경제라든가 이런 게 활성화되려면 다른 나라랑 잘 교역을 해야 되잖아요. 교류를 해야 되는데 지금 여러 가지 제재 같은 것들 때문에 꽉 막혀 있다 보니까 북한으로서 믿을 수 있는 건 오로지 양질의 노동력인 거죠. 그래서 인재 양성에 국가적인 관심을 총 동원해서 훌륭한 인재를 키워서 이 인재가 국가를 먹여 살리게끔 하겠다는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의 기조와 굉장히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교육이 얘기를 하면 할수록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김정국 ▶

제발 대학생들은 공부만 하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대학에 가서 수재반을 다녔는데 계속 동원되다 보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내가 공부하러 왔나 일하러 왔나 이런 생각이 당연히 들거든요.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국가가 좀 지원을 해줘야 학생들도 공부할 맛이 나고 뭔가 세계를 바라보면서 우리도 한 번 세계에 한 번 겨뤄보자 이런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수경 ▶

교육이라는 것은 그 국가의 어쨌든 미래를 결정짓는 사업이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북한이 당연히 교육 쪽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될 것이고 또 투명한 입시 시스템도 갖춰져야 될 것이고 인력이 제대로 양성되지 못하게 하는 국가 사업 같은 것들도 자제해야 아무래도 북한이 지금 믿을 수 있는 것이 우수한 양질의 인력인데 그런 것들이 잘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오늘 북한의 대학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한 사회에서 대학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수능 시험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수험생과 학부모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번 주말은 편히 쉬시면서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28513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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