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물러간 헤르손엔 과연 무슨 일이?

손우성 기자 2022. 11. 1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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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게 빼앗겼던 남부 헤르손을 지난 11일 무려 8개월 만에 되찾았다.

전쟁 발발 이후 가장 먼저 러시아에 내줬던 지역이라는 점, 크름반도(크림반도)로 연결돼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 러시아가 무리한 강제 병합을 추진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헤르손 수복은 전황의 큰 변곡점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은 최근 헤르손에 7개 팀으로 구성된 '전범 수사대'를 파견해 러시아군의 만행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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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상화가 담긴 액자가 16일 우크라이나 헤르손 교도소 근처에서 깨진 채 나뒹굴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퇴각한 우크라이나 헤르손의 한 지역에서 16일 민간인을 구금하고 고문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이 발견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경찰이 16일 헤르손 전역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는 가운데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구금·고문 자행된 시설 다수 발견…망치로 다리 때리고 전기 고문까지

저항 정신 잃지 않은 헤르손 시민들 “결코 우크라이나 포기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게 빼앗겼던 남부 헤르손을 지난 11일 무려 8개월 만에 되찾았다. 전쟁 발발 이후 가장 먼저 러시아에 내줬던 지역이라는 점, 크름반도(크림반도)로 연결돼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 러시아가 무리한 강제 병합을 추진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헤르손 수복은 전황의 큰 변곡점으로 꼽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흘 뒤 헤르손시를 찾아 “우리는 전진하고 있다”며 감격해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외신을 통해 전해진 헤르손의 참상은 전쟁이 얼마나 끔찍하고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지 고스란히 보여줬다. 러시아군이 물러난 자리엔 대규모 구금 시설과 고문의 흔적이 남아있었고, 실종된 가족을 찾지 못한 시민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은 최근 헤르손에 7개 팀으로 구성된 ‘전범 수사대’를 파견해 러시아군의 만행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민간인을 가두고 고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11개 시설을 발견했다. 시민들도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헤르손 주민 세르히 씨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고문과 비명을 모두가 들었다”며 “지구 상에 지옥이 있다면 바로 여기였다”고 말했다.

고문실에 잡혀 온 사람들은 대부분 우크라이나 전통 복장을 하거나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친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이들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으로 보이는 요원들에게 끌려갔고, 망치로 무릎을 맞는 등의 고문을 당했다. 전기고문도 행해졌다. WP는 “부차 등에서 민간인 집단 매장 터가 발견되긴 했지만, 대규모 구금 시설이 파악된 사례는 헤르손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또 퇴각하면서 헤르손의 에너지 시설을 모두 파괴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망 회사 ‘우크르에니르고’의 볼로디미르 쿠드리츠키 대표는 “에너지 시설이 더는 남아있지 않다”며 “무게가 250t에 이르는 변압기 2개가 폭파됐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은 러시아가 겨울을 앞두고 헤르손 시민에게 추위와 정전이라는 공포감을 심어주기 위해 전력 시설을 의도적으로 망가뜨렸다고 전했다.

그래도 헤르손 시민들은 용기를 잃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군 점령 기간에도 러시아 국가 암기 강요를 거부하고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구호를 숨죽여 외치며 수업을 시작했다. 상점과 식당에서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로 결제하라는 당국의 지시도 무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헤르손 시내에 게양된 우크라이나 국기 앞에서 오른손을 가슴에 댄 채 주민들과 함께 국가를 제창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점령군의 위협과 억압에도 헤르손 시민들은 결코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귀환을 기다리는 다른 도시로 나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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