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골 넣을 때마다 현대차와 함께 나무 500그루 심을 것
카타르 월드컵 ‘세기의 골’ 홍보대사 스티븐 제라드
아동빈곤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사회활동
Q : 현역 시절 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은.
A : “단연 AC 밀란을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넣은 골이다. 가장 멋있는 골은 아니었을지라도 가장 중요한 골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전반전까지 0대 3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후반 9분 내가 헤딩한 공이 상대편 골망을 흔들며 분위기가 완전히 살아났다. 이후 우리 팀은 두 골을 더 넣어 동점을 만들었고,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제라드가 말한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사상 최고 명승부 중 하나로 회자되는 ‘2004-05 시즌’ 결승전 경기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치러진 이 경기에서 리버풀 FC는 경기력에서 우위를 보인 AC 밀란을 상대로 극적으로 승리해 ‘이스탄불의 기적’이라 불린다.
A : “인생 대부분을 리버풀에서 살며 주변의 청년과 아동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2011년 ‘스티븐 제라드 재단’을 설립해 가정파괴나 경제적 불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 및 아동을 돕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다. 아동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풋볼 포 체인지’(Football For Change), 사이버불링(온라인 집단괴롭힘) 문제 해결을 위한 ‘호프 유나이티드’(Hope United), 인종차별에 맞서는 ‘이너프 바이 PFA’(Enough by PFA)와 같은 프로젝트를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Q : 현대차 ‘세기의 골’ 캠페인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
A : “축구선수로서 항상 다음 골을 꿈꿔왔다. 팀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 이상으로 우리 삶에 있어 중요한 골이 있다면 바로 지구를 지키는 것이다. 이는 한 사람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가능하다. 특히 월드컵은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로, 월드컵을 통해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든다’는 골(목표) 달성을 위해 동참을 독려하고자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네 자녀의 아버지로서 미래 세대를 위해 세상을 보호하는 것이 인생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여정에 참여해 기쁘다.”
Q : 캠페인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가.
A : “세기의 골 캠페인의 앰버서더인 ‘팀 센츄리’(Team Century)의 주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박지성, 로렌초 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는 11멤버로 구성된 앰버서더의 주장으로서 사람들이 매일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고 싶다. 나의 팬 중 한 명이라도 나로 인해 이 캠페인에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할 것 같다.”
Q : 이번 캠페인에는 ‘공약 이벤트’가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 관련 공약도 있나.
A : “공약 이벤트는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 중 응원하는 국가가 득점할 경우 실천할 ‘친환경 공약’을 내고 이를 이행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나는 잉글랜드 대표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현대차와 함께 500그루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 더 많은 나무를 심어 지구를 지킬 수 있도록 잉글랜드 대표팀이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
Q : 전 세계, 모든 분야가 환경 보호를 위해 나섰다. 축구계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나.
A : “리버풀 FC의 경우 유엔의 스포츠 기후 행동 협정(Sports for Climate Action)에 서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영국 정부 입법과 맞물려 탄소배출량 제로(absolute zero carbon emissions)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클럽 운영에 있어 탄소중립을 이미 달성했다. 전기·가스 공급에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영국 북서부 지역 나무 심기를 통해서 탄소배출량을 상쇄했다. 이뿐 아니라 유니폼도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단으로 제작한다.”
작은 실천 더할 때 최고의 골 기록할 것
Q : 이번 월드컵에는 친환경 유니폼과 태양열 조명 등이 도입된다. 잉글랜드에도 도입하면 좋을 만한 사례가 있나.
A : “카타르 월드컵이 첫 번째 탄소중립 월드컵인 만큼 잉글랜드 클럽들이 참고할 만한 요소가 많다. 친환경 공공 교통수단, 에너지 및 용수 효율을 강조한 경기장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태양열 조명, 재활용 소재 사용 등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요소라고 본다. 특히 친환경 차량 도입은 여러 클럽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면 좋을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현대차의 후원으로 전체 승용·레저용 운영 차량 중 약 50%가 친환경차로 구성된다. 전기버스 10대도 제공된다. 매 시즌 PL의 원정경기를 모두 소화하려면 비행기나 차량 이동이 잦을 수밖에 없다. 이동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차량 도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Q : 축구계가 친환경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A : “BBC 스포츠 설문조사 결과 ‘본인이 응원하는 축구 클럽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있다’라는 질문에 58%가 강력하게 동의했다. 전 세계 클럽이 앞장서서 축구로 하나 된 사람들에게 친환경을 위한 행동에 동참할 것을 알리고, 실제 모범을 보여야 한다. 물론 이러한 몇 가지 작은 행동들로 미래를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볼 수도 있다. 난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의 수많은 작은 실천이 더해졌을 때 최고의 골(목표)을 기록할 수 있다고 믿는다.”
Q : 제2의 제라드가 되기를 꿈꾸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조언한다면.
A :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큰 희생이 필요하다. 때로는 듣기 싫더라도 사람들의 말을 수용해야 하고, 친구들도 포기해야 한다. 자신이 정한 목표를 위해 집중해야만 한다. 다만 불행하게도 누구나 운이 좋은 건 아니다.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축구에 대한 열정을 끊임없이 쏟아 붓는 한편 다른 교육도 꾸준히 받았으면 좋겠다.”
■ 월드컵 공식 후원사 현대차, 승용·레저차 중 50% 이상 친환경차로 제공
「 ‘세기의 골(Goal of the Century)’은 카타르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가 지난 4월부터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연대’를 목표로 진행해 온 캠페인이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힘을 모아 ‘역사적 골(Goal)’을 탄생시켰듯, 이번 캠페인은 ‘지속가능한 세상’이라는 ‘골’(목표)을 축구로 하나 된 전 세계인들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친환경 미래를 넘어, 건강한 세상과 지구가 지속되는 걸 목표로 한다. 이 같은 여정은 현대차의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 비전을 현실화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그간 현대차는 2045년 탄소중립(사실상 탄소 배출 제로)을 목표로 탄소 저감에 힘써왔다.
캠페인은 축구·음악·예술·사진·패션 분야의 영향력 있는 11멤버로 구성된 ‘팀 센츄리(Team Century)’의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팀 센츄리 주장이 영국의 전설적 축구선수 스티븐 제라드다. 제라드와 함께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켜 온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 기후변화의 영향력을 외쳐 온 탐사보도 전문 사진작가 니키 우, 춤추는 로봇이자 사람을 돕는 로봇 스팟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박물관 특별전시회, ‘더 그레이티스트 골’ 조형물 등을 통해 친환경, 탄소중립을 알리고 있다.
23년간 FIFA의 공식 자동차 파트너로 활동해 온 현대차는 카타르 월드컵 기간 동안 제공할 승용차 중 50% 이상을 친환경차로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자선단체 커먼골과 파트너십도 맺었다.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축구 교육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카타르 월드컵 후원금과 팀 센츄리 멤버 계약금의 1%를 커먼골에 기부할 예정이다.
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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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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