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단속 첫날…"술 안 마셨어요"

정진형 기자 2022. 11. 1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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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찰, 1월까지 단속…금요일엔 일제단속
거리두기 해제 후 술자리·모임 증가 고려
코로나 고려 비접촉 측정 "화장품도 잡혀"
오후10시부터 자정까지 단속…적발 0건
최근 음주 교통사고·사망자 도로 증가세
"음주운전 경각심 느슨해질 수 있어 대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 도로에서 동대문구경찰서 경찰관들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2022.11.18.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경찰이 연말연시를 맞아 18일부터 내년 1월까지 전국적으로 음주운선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연말 술자리 등 각종 모임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2주 가량 앞당긴 일제단속 첫날 시민들은 차분하게 음주 측정에 응하는 모습이었다.

18일 금요일 오후 10시께 서울 동대문구 청계8가 사거리 인근에서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시작하자마자 비접촉 음주 감지기에 신호가 떴다.

경찰 지시에 따라 30대 여성이 운전하던 검은색 밴에서 내려 가글을 한 후 음주 측정기에 재차 숨을 불어넣자 알코올 농도가 측정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여성은 "나는 술 안 마셨다"면서 불쾌한 기색으로 현장을 떠났다.

코로나19 재확산을 고려해 비접촉식 음주 감지기로 1차 측정을 하고 날숨을 부는 음주 측정기로 혈중 알코올농도 수치를 정확히 측정하다보니 이렇게 술을 마시지 않아도 단속에 잡히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고 한다.

이관호 동대문경찰서 교통3팀장은 "감지기 센서가 정밀하다보니 화장품이나 몸에 배어있던 거로도 검출될 수 있다"며 "그래서 한번 더 측정하면 이렇게 음주 측정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동대문구 청계8가 사거리 인근과 5호선 장한평역 사거리에서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2시간 가량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진행했다. 동대문서 교통과와 지구대, 파출소에서 18명이 투입된 이번 단속에선 음주단속 외에도 체납차량, 이륜차 등 차량 불법개조 등 범법행위 단속도 함께 이뤄졌다.

자전거·개인형이동장치(PM)등 두바퀴차도 예외없이 이번 단속 대상이다. 화려하게 네온사인을 단 전동 스쿠터를 운전하던 한 남성도 음주 측정을 받고 지나갔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 도로에서 동대문구경찰서 경찰관들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2022.11.18. kgb@newsis.com

바로 날숨을 부는 음주 측정기가 아닌 비접촉식 음주 감지기를 어색해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경광등이 번쩍이는 감지기는 측정 대상의 입 근처를 호선을 그리듯 갖다대는 방식이다.

오후 10시26분께 청계8가 사거리 인근에서 음주 측정을 받은 오토바이를 탄 60대 남성이 마스크를 내리고 감지기에 입을 갖다대고 숨을 후 불자, 깜짝 놀란 경찰관은 "아니 그렇게 불면 안 돼요"라고 제지했다.

이 남성은 연신 2차례 감지기에 숨을 불고 지나갔다. 이 팀장은 "일부러 자신이 떳떳한 것을 드러내려고 저렇게 감지기에 숨을 불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오후 11시6분께 검은색 승용차를 탄 30대 남성이 차에서 내려 음주 측정기로 혈중 알코올농도 측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괜찮다. 나는 술을 안 마셔서 측정하고 싶다"고 말했고, 측정기에는 '0'이 떴다. 단속 경찰관은 "다른 거 때문에도 감지기에 잡힐 수 있다. 안전운전 하시라"고 안내했다.

자정까지 진행된 특별단속에서 적발 건수는 '0건'을 기록했다. 교통안전계 소속 한 경찰관은 "어떤 때는 종일 단속을 해도 한 건도 적발되지 않는 때도 있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된 거 같다.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 도로에서 동대문구경찰서 경찰관들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2022.11.18. kgb@newsis.com

경찰청은 연말연시를 맞아 이날부터 내년 1월까지 각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와 협조해 전국에서 음주운전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서울경찰청을 비롯한 시·도경찰청 및 경찰서 단위로 음주단속을 매일 실시하되,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집중되는 매주 금요일 야간에는 전국적으로 일제 단속을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체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1만16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줄었고, 사망자수도 129명으로 26.7%나 줄어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심야시간대 음주운전 교통사고 비율은 2020년 31%에서 지난해 21%로 줄었다가 올해 상반기(6월)에는 24.3%, 7월부터 지난 10월까지 하반기는 29.9%로 도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음주 사망사고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심야시간대 비중이 코로나 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높아져 심야시간대 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게 경찰청의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고 맞이하는 첫 연말인 만큼 자칫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질 수 있는 시기"라며 "음주운전은 개인은 물론, 가정, 나아가 사회까지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잊지 말고, 안전한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도록 음주운전을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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