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열한 정경심 “자식·남편 삶 망쳐… 천하의 나쁜 엄마·아내”
아들 입시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최후 변론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외국대 준비하는 자식을 도와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제 아들과 한 시간, 아니 10분만 앉아 이야기해 보면 얼마나 착한 아이인지 바로 알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재판장 마성영)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부부 입시비리 혐의 결심 공판에서 정 전 교수는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해 최후 변론을 이어갔다.
정 전 교수는 “아들이 고등학교 입학 후 학교폭력에 시달렸고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재직 중이던 동양대) 사표까지 고민했다”며 “이때부터 아들을 직접 챙기게 됐다. 방학 때마다 동양대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에 참여시켰고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역시 이런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아들을 위해 집에서 돕고 다른 아이들도 그렇게 한다고 믿었는데 돌이켜보니 경솔했다”며 “지도교수 지침을 확인하지 않은 불찰에 대해 죄송하며 남편을 굳이 끌어들인 것은 더욱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미 재판을 통해 딸아이의 삶을 망쳐버렸고, 이제 남편과 아들의 삶도 망칠 수 있겠다는 자괴감에 쌓여있다”며 “천하의 나쁜 아내와 엄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쏟았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했다는 혐의와 동양대 PC 관련 증거은닉 교사 혐의 등에 대해선 조 전 장관이 무관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소소한 투자에 대해 남편은 알지 못했는데 남편이 공범으로 기소됐으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양대에서 컴퓨터를 가져갈 때도 남편은 없었고 어느 시점에도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에서 “검찰의 논리를 수긍할 순 없지만 책임져야 할 점은 겸허히 인정해왔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할 당시 자식의 진학에 세세하게 관여하기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저희 집안은 멸문지화 당했다”며 “첩첩이 덧씌워진 편견 뒤 제 소명에 귀 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정 전 교수에 대한 부분을 분리해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정 전 교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정 전 교수는 아들의 생활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하고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은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정 전 교수와 함께 기소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구형은 내달 2일 밝힐 예정이다.
정 전 교수는 딸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고 딸 입시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 등) 등으로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기도 했다. 수감 중이던 정 전 교수는 지난달 4일 형집행정지로 인해 1심 법정구속 후 650일 만에 석방됐다. 이후 건강상 사유로 추가 형집행정지를 신청, 이에 따른 형집행정지 기간은 오는 12월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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