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폐렴 증상 덜어주는 국산 흡입형 치료제 개발 길 열렸다

김현직 서울대병원 교수팀이 폐 조직 분석 결과(염증 부위 분홍색) 인터페론 람다를 비강 흡입한 코로나 감염 동물 모델은 대조군에 비해 폐 조직의 염증이 덜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기관지ㆍ콧속 등에 점막 면역력을 높여 19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고 폐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현진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면역 물질 ‘인터페론 람다(IFN-λ)’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항바이러스 물질인 인터페론 람다가 바이러스 감염을 제어하고 면역력을 조절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물질을 코로 흡입하면 폐내 바이러스 수치가 떨어지고 급성 폐 손상도 개선됐다.

코로나19 감염 후 호흡기에서 과면역 반응이 일어나면 폐렴 소견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코로나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X선 촬영을 한 결과, 70%는 PCR 음성 상태에서도 폐렴 및 섬유화 소견이 나타났다.

바이러스성 폐렴 증상을 완화하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학계 및 업계의 관심이 높은 이유다.

연구팀은 인터페론 람다를 이용한 흡입형 치료제를 사용하면 폐렴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코로나19 감염 시 증상이 발현되기 전부터 상기도(코안, 인두, 후두, 기관지)에는 이미 바이러스가 빠르게 증식하는데, 흡입형 치료제로 호흡기 점막의 면역력을 높이면 바이러스 확산이 제어되면서 폐렴 증상이 개선될 것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감염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아무런 처치로 하지 않은 대조군 △비강 및 상기도 점막에 인터페론 람다 흡입 치료제를 투약한 치료군으로 분류해 폐 조직을 비교했다.

그 결과, 투약 3일 후 치료군의 바이러스 수치가 현저히 낮아졌다. 염증 수준을 나타내는 IL-1β, TNF-α 유전자 발현량도 대조군보다 낮았다. 인터페론 람다를 흡입하면 코로나가 폐로 침투하는 것을 막고, 바이러스성 염증을 제거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폐렴 개선 효과를 정밀 확인하기 위해 폐 속 유전자 발현도 분석했다. 그 결과, 치료군의 폐 조직에서 손상 회복, 지질대사, 세포·조직 재건과 관련한 유전자 발현이 우세해 인터페론 람다가 코로나 치료제의 좋은 후보 물질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면역학 프론티어(Frontiers in Immunology)’에 실린 예정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