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명단 공개, 트라우마 시달리는 사람들 치료 어렵게 한다”

김민서 기자 2022. 11. 1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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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트라우마 전문가 초청 간담회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는 유족뿐 아니라 사고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 /민들레 홈페이지

백종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은 18일 국민의힘 이태원 참사 특위가 개최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유족뿐 아니라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구조대원들과 경찰관 등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종수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간담회에서 “재난 노출자에 대한 회복 프로그램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위 위원인 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지금은 트라우마에 노출된 이들에 대한 치료와 치유에 집중할 때인데 희생자 명단 공개 등 사고의 정치화는 이를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명단 공개 등은) 트라우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2차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했다. 간담회 이후 비공개 회의에선 참사 관련 인사들이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높다는 우려와 함께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언급됐다고 한다. 최근 친야(親野) 성향 매체 ‘민들레’는 유가족 동의 없이 이태원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었다.

국민의힘 특위 위원장인 이만희 의원은 이날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희생자의 존엄과 유족의 아픔은 조금도 헤아리지 않는 행태”라며 “이를 은근히 부추겨 온 야당 또한 그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위는 이태원 참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희생자와 유족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집단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편 여당의 친윤계 의원 모임인 ‘민들레’는 같은 이름의 인터넷 매체가 이태원 희생자 명단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이후 모임 이름을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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