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박희영·류미진 소환…“피의자 추가될 것”
22곳 압수수색 문건 등 3700점 확보
서울청 정보부장 수사 대상 오를 듯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18일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과 참사 당일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총경을 불러 조사했다. 피의자 소환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특수본은 “조만간 피의자가 추가될 것”이라고 밝혀 수사범위 확대를 시사했다.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무유기·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통보했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 10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소환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응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박 구청장은 ‘대비가 부족했다고 인정하느냐’ ‘자진사퇴할 의사 있느냐’는 취재진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오후 4시에는 사고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을 불러 조사했다. 류 총경은 참사 당시 규정상 정해진 근무 위치를 이탈해 개인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서울경찰청장 등에게 했어야 할 보고를 지연한 혐의(직무유기)가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직무유기 혐의 판단을 위한 객관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행안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수본은 전날 22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재난안전대책 문건과 전자파일 등 3700여점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날 압수수색 대상에서 행안부 장관과 서울시장 집무실이 빠진 데 대해 특수본 관계자는 “수사 상황, 압수 필요성을 종합해 대상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직무유기·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고발된 사건은 공수처에 통보했다.
용산서·서울청 ‘기동대 요청’ 공방
용산소방서장 출석에 반발 확산도
특수본은 현재 7명인 피의자 수가 조만간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산경찰서 핼러윈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 의혹으로 대기발령된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정보부장) 등이 수사대상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서가 상급기관인 서울청에 기동대 배치를 사전 요청했는지를 두고는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용산서 관련 기능을 조사한 결과 이임재 총경(전 용산경찰서장)이 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는 부분은 직원들 진술이 상이하다”며 “ ‘경비 기동대’ 요청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했다’는 증언은 없다”고 밝혔다. 용산서 직원이 두 차례에 걸쳐 내부망 메신저로 ‘교통 기동대’를 요청한 사실만 확인됐다.
서울청 지휘부의 핼러윈 기간 사전 대비 부실을 규명하는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용산서에서 기동대를 요청했는지 여부와 별개로 서울청에서 ‘2022년 핼러윈 대비 대응 방안’ 내부 보고 과정에서 서울청장과 경비부장 간 전화 통화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오는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수본에 출석하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관련해서는 소방 내부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7만 소방관 지키기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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