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거죠? 그렇지”…가족 살해한 父의 녹음 파일 들어보니

류영상 2022. 11. 1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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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내 슬리퍼 신어서” 범행 결심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0대 A씨가 10월 2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구속 기소된 가운데 사망한 첫째 아들의 휴대전화에서 범행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발견됐다.

18일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김재혁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A씨(45)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10분쯤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자택에서 아내(42)와 첫째 아들(15), 막내 아들(10)을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가족을 살해할 당시 상황은 첫째 아들의 휴대전화에 담겨있었다. 녹음된 내용을 보면 A씨는 “나 죽는거죠? 그렇지!” 등의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직후 근처 PC방으로 가 2시간정도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돌아와 “외출하고 들어왔더니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고 울면서 119에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년여 전 직장을 그만둔 뒤 가정불화를 겪다가, 자신이 가족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과장된 생각을 반복한 끝에 살해를 결심하고 지난달 초쯤부터 범행을 미리 계획했다. A씨는 특히 사건 3주 전쯤 첫째 아들이 자신의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결심했다.

A씨는 가족들의 머리를 때려 기절시킨 후 베란다 밖으로 내던져 자살로 위장할 계획을 하고 둔기를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가족들이 쉽게 기절하지 않자 흉기로 찌르면서 자살 위장 시도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서 “기억을 잃었다 코로나에 걸려 8년 만에 기억을 찾았다. 지난 8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름대로 조사해봤는데, 어머니는 버려졌고 나는 ATM 기계처럼 일만 시키고 울화가 차서 그런 거 같다”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검 통합심리분석 결과 A씨의 이 같은 진술은 모두 거짓으로 판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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