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에게 배우는 ‘평화’의 비밀[책과 삶]
보노보 핸드셰이크
버네사 우즈 지음·김지원 옮김
디플롯 | 484쪽 | 2만2000원
보노보는 아프리카 콩고 열대우림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다. 인간과 DNA가 98.7% 일치해 ‘인간과 가장 닮은 영장류’로도 불린다. 그러나 인간과 결정적 차이도 있다. 보노보는 ‘평화주의자’다. 보노보 공동체는 폭력을 용납하지 않으며, 낯선 이웃을 환대하고 어린 보노보를 함께 보살핀다. 침팬지와 달리 암컷이 중심이 된 공동체를 이루고, 침팬지에게서 나타나는 ‘새끼 죽이기’도 관찰되지 않는다.
<보노보 핸드셰이크>는 수년간 참혹한 내전을 겪은 콩고에서 ‘평화의 상징’ 보노보를 관찰하고 연구한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를 담은 과학 에세이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2020)로 잘 알려진 버네사 우즈가 2010년 썼다.
우간다의 침팬지 보호구역인 은감바 아일랜드에서 자원활동가로 일하던 우즈는 그곳에 침팬지를 연구하러 온 브라이언 헤어와 사랑에 빠진 뒤 함께 세계 유일의 보노보 서식지이자 보호구역인 콩고의 ‘롤라 야 보노보’로 향한다. 롤라 야 보노보는 콩고 현지어로 ‘보노보의 천국’이라는 뜻이다.
두 젊은 과학자가 콩고를 처음 찾았을 때는 여전히 내전(1996~2003)의 상흔이 남아있던 2006년. 저자는 수많은 사상자를 낳은 내전, 이를 이용해 콩고를 수탈해왔던 서구의 만행을 고발하며 이 비극의 땅에 자리 잡은 평화의 상징 보노보의 이야기를 겹쳐 놓는다.
저자는 “우리에게 뛰어난 지능과 찬란한 문명이 있지만, 보노보에게는 어느 소유물보다 가장 귀중한 것이 있다. 바로 평화”라며 “그런 이유 때문에 보노보가 중요하다. 전쟁 없는 세상을 여는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보노보를 잃는다면, 보노보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을 영영 배울 수 없을 것이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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