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돈의 미소’ 뒤에 살벌한 권력암투...빈 살만과 사우디 [추적자 추기자]
◆ 추적자 추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의 첫 국빈 방문자로 이름을 남겼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20대 그룹 총수 중 8명을 한데 모아 차담회를 가졌습니다. 1박에만 2200만원에 달한다는 롯데호텔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에 투숙한 빈 살만은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으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 국왕은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입니다. 빈 살만의 할아버지죠. 사우디아라비아 내륙중심부인 리야드에서 태어난 그는 이웃왕국 라시드 가에 의해 고향을 빼앗겨 쿠웨이트로 망명을 갔습니다. 이후 칼을 간 끝에 다시 돌아와 라시드 가를 멸망시키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심에 섭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서쪽인 홍해 지역의 히자즈 지역의 헤자즈 왕조를 정복하고 내륙지역을 총칭하는 네지드를 섭렵하며 1932년 사우디아라비아를 건국합니다. 중동국가중 서방과 교류하는 개방정책을 내세운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석유회사에 석유개발을 허락하며 친미노선을 택합니다. 1945년 그는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과 직접 만나 양국간 동맹을 공고히 하며 중동의 맹주로 자리잡았습니다.
대한민국을 다녀온 빈 살만의 아버지는 7대 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입니다. 그는 초대 왕의 25번째 아들입니다. 2015년 6대 왕 압둘라가 사망하면서 왕위에 오른 그는 왕위에 오르며 지명한 이복형제 왕세자 무크린을 2015년 4월 폐위시킵니다. 그리고 동복 형제인 나예프의 아들 모하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를 왕세자로 책봉하며 처음으로 손자대 왕위 계승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이때 왕권계승순위 2위로 책봉된 사람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빈 살만입니다. 특히 수다이리 왕비 소생들인 수다이리 계파가 왕위 계승권을 장악하며 실세로 떠올랐습니다.
2018년 발생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사건은 이런 공포정치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주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방문했던 자말 카슈끄지가 총영사관 방문 뒤 살해됐기 때문인데요. 그 배후에 왕실이 있다고 기정사실화됐습니다. 이 사건은 국제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끝에 외부대신의 실각 등 개각을 통해 마무리됐지만 큰 논란이 됐던 사건입니다.
빈 살만은 젊은 나이에 걸맞게 게임을 좋아하고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합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30대 같은 순수한 미소가 눈에 띄지만 왕위를 지키기 위한 살벌한 정치암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사우디의 미래 도시사업인 네옴시티를 이끌어가고 에너지·바이오·게임 등 신산업 분야 투자를 통해 제2의 중동특수를 주도해가는 리더의 이면에는 살벌한 권력투쟁이 있다는 사실. 우리야 경제적 동반자로서 함께 미소짓지만 사우디아라비아로 돌아간 빈 살만의 마음 한켠엔 항상 긴장감이 가득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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