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사태 후폭풍…美 최대 VC 2300억 묶이고 국내 고팍스도 '불똥'

김지현 기자 2022. 11. 1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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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캐피털, 2300억원 자금 묶여…"차주에 해결책 공개하겠다"
국내선 고팍스 서비스 이용자들 피해 받아…"출금 지연 사태 발생"
노트북 화면에 가상자산 거래소 FTX 및 거래 차트가 표시돼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글로벌 3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FTX의 갑작스러운 파산 신청에 따른 연쇄 충격이 도미노처럼 번지고있다.

FTX 사태 여파로 미국 최대 가상자산 벤처캐피털(VC)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도 타격을 입었다.

디지털커런시그룹은 전 세계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 및 투자 회사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 업계 '공룡 기업'인데 산하인 제네시스 캐피털이 FTX 계좌에 자금이 묶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내 거래소 중에서는 제네시스 캐피털 상품을 중개하는 방식으로 '고파이' 서비스를 운영해온 고팍스가 제네시스 캐피털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고파이 인출까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이번 FTX 사태가 그간 '거미줄처럼 엮여 있던 업계 관계사들의 줄도산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FTX 사태 파장 어디까지인가…"타 거래소 유동성에 타격주고 '대규모 해고'까지"

18일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커런시그룹에 속한 제네시스 캐피털은 이번 FTX 사태로 인해 FTX 거래소 계좌에 있던 1억7500만달러(약 2300억원)의 자금이 묶였다. 이로 인해 제네시스 캐피털은 고객의 자금을 상환하는 것에 차질을 빚자 상환 및 신규대출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은 고객 자금의 인출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기 전에 투자자로부터 10억 달러의 긴급 대출을 받으려 했다. 그러나 상황이 계획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차선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코인데스크를 통해 "차주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제네시스의 이 같은 결정은 내부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간 제네시스 캐피털을 이용했던 여러 주요 거래소들의 사업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우선 제네시스와의 협업을 통해 이자 지급 프로그램 '제미니 언'을 운영하고 있는 제미니 거래소는 제네시스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5일 내 고객 자금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제미니 거래소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인 제미니 언에는 약 7억달러(9400억원) 상당의 고객 자금이 묶여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FTX의 관계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등 깊은 유대 관계를 가졌던 블록파이도 이번 사태에 큰 피해를 받고 있다.

가상자산 대출업체인 블록파이도 이번 사태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파산 신청을 준비하고 있고,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은 파산에 대비해 대규모 해고도 계획 중이다.

국내 거래소 고팍스가 '고파이' 상품의 출금 지연 사태를 공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고팍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 국내선 고팍스가 직접적 타격 입어…"고파이 서비스 이용자들 출금 지연"

국내에서는 고팍스가 FTX 사태로 인해 '고파이' 상품의 출금 지연을 겪고 있다.

디지털커런시그룹은 고팍스의 2대 주주이기도 한데, 고팍스는 디지털커런시그룹 내 제네시스 캐피털의 상품을 중개하는 방식으로 고파이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앞서 FTX 사태로 제네시스 캐피털 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고파이 고객을 이용하는 국내 고객들에게까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고팍스는 지난 16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고파이 자유형 상품 출금 지연'을 공시했다.

고팍스는 해당 공지를 통해 "제네시스 캐피털의 (신규 대여 및 상환을 장점적으로 중단한다는) 발표가 있기 전 고객 자산의 보호를 위해 모든 자산에 대한 상환을 요청했었다"면서도 "상환은 아직 실시되지 않은 상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지급받기 위해 제네시스 캐피털 및 모회사 디지털커런시그룹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중"이라며 "고객님께서 고파이 예치 자산을 상환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FTX 거래소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 국내 피해자 1만명 추정…"제네시스 위기에 처하면, 업계 상황 매우 더 나빠져"

FTX 사태가 디지털커런시그룹 내부까지 파장을 미치는 모양새인데, 국내 업계에서도 '현재 진행형인' FTX 사태의 파장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분석회사를 운영 중인 한 관계자는 "FTX와 그간 드러나지 않은 곳까지 깊이 연관돼 있던 곳들은 피해가 클 것"이라며 "아직 파산 신청에 있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은 부분도 있을 거 같아서 그 파장이 어느정도일지 우려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FTX 사태가 제네시스 캐피털의 위기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혹여 제네시스 캐피털의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가상자산 업계의) 상황은 매우 더 나빠질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외신도 디지털커런시그룹까지 퍼진 FTX 사태의 파장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FTX의 급속한 붕괴 여파가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퍼지고 있다"며 "가상자산을 서로 빌려주는 방식으로 풍선처럼 부풀었던 이 세계가 FTX 붕괴를 계기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제네시스 캐피털과 같이 디지털커런시그룹에 속한 그레이스케일은 고객들의 이탈을 위해 고객 달래기에 나섰다.

그레이스케일은 제네시스 캐피탈이 일시적으로 고객 상환 및 신규 대출을 중단한 것을 두고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 조치가 그레이스케일의 상품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라고 공지했다.

그레스케일은 그러면서 "제네시스 캐피털은 그레이스케일 상품의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평소와 같이 비즈니스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모든 그레이스케일의 기본 자산은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고 별도 소유의 지갑에 보관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NBC는 FTX 측이 제출한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FTX의 채권자가 당초 알려진 10만명보다 크게 늘어난 100만명에 달한다고 알렸다.

국내 피해자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추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대략 업계에서는 1만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FTX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국내 일일 이용자수는 약 8300명인데 PC를 이용한 이들까지 합치면 약 1만명으로 추산된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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