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예방의 날…인력·예산 지원 절실

서진석 기자 2022. 11. 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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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내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산 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이 추진됐는데요. 


하지만, 제2의 정인이를 막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여전히 허술한 상황입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VCR]


16개월 된 정인이

양부모 학대로 사망


대중의 분노 커졌지만

제도·인프라 개선은 '지지부진'


학대피해 아동쉼터·아동보호전문기관 확대

'답보 상태' 


2023년 예산안에도 아동학대 예산은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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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세이브더칠드런에 박영의 선임 매니저와 함께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영의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네,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최근에도 5개월 된 아기가 모텔에 방치돼서 숨진 사건이 있었고요. 


천안의 어린이집에서도 학대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달 들어서만도 벌써 여러 건인데 통계상으로도 아동학대 사건이 늘고 있다고요?


박영의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네, 맞습니다. 보건복지부의 2021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5만 3천여 건으로 전년 대비 27% 넘게 크게 증가했습니다. 


아동 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변의 아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실제 신고라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좋은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아동학대 사례가 발견이 되고 피해 아동들이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반면에 지난해 5년 내 제학대 사례가 5천500여 건으로 전체의 한 15% 가까이가 됩니다. 


19년과 20년, 그 전에는 11%였던 것과 비교하면 제학대 사례 비율이 높아진 건데요. 


이거는 국가의 아동보호 체계 안으로 들어갔던 아이들이 다시 학대를 당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하는 수치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도 40명으로 전년과 비슷했습니다.


학대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여전히 아이들의 죽음 그리고 반복되는 학대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분명히 신고가 늘어난다는 건 긍정적인 의미가 있기는 한데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는 말씀이신데요 재학대를 막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부터 즉각 분리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지켜지고 있습니까?


박영의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네, 맞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분리 보호된 사례가 5천400여 건으로 전년도에 4천600여 건에 비해서 크게 늘어났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학대 건수가 늘어난 데다가 연 2회 이상 학대 의심신고가 이뤄지면 아동을 바로 분리할 수 있도록 한 즉각 분리제도가 작년 3월에 시행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제도를 통해서 분리된 사례가 1천250건 정도가 됩니다.


분리 보호된 아동 중에 시설에 입소하게 되는 아동은 절반이 넘는 2900여 건이 되고 학대 피해 아동 쉼터에서 보호되는 아동은 총 1162명 정도가 됩니다.


2020년보다 늘어난 수치인데요, 이렇게 분리된 아동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 그리고 보호할 인력, 예산 등이 충분한지를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보호하려면 결국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지금 내년도 아동학대 관련 예산안이 심사를 받고 있죠 진행 상황이 어떻습니까


박영의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를 하면서 학대 피해 아동 쉼터나 아동보호 전문기관 그리고 전담 의료기관 같이 인프라를 확대하겠다, 그리고 피해아동의 보호, 치유, 회복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화하겠다, 이런 계획을 같이 밝혔습니다. 


그런데 아동학대 예방이나 피해 아동 보호 예산은 381억 원에서 413억원으로 8.3%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아동학대 사례가 3만여 건에서 3만 7천여 건으로 21.7% 늘어났거든요. 


아동학대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서 예산 증가폭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신규 설치 예산을 예를 들어보면 42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오히려 깎였거든요.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신규 설치 목표가 14개소에서 10개소로 줄어든 걸 감안한다고 해도 1개소를 건립하는 데 투입돼야 할 예산도 6억 원에서 4억 8천만 원으로 크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학대 피해 아동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보전 한 곳에 지원되는 사업비가 4천 592만 원으로 동결이 됐거든요. 


학대피해 아동 1인당으로 계산을 해보면 사업비가 6만 1천 원 꼴에 그치는 수준이어서 아동을 보호하고 회복을 지원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대피해 아동 쉼터 설치 운영 예산도 올해 176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21% 정도 증가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 역시 대부분 쉼터가 늘어난 데 따른 자연증가분이고 쉼터당 사업비는 100만 원도 채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들을 볼 때 내년도 예산 대부분이 인프라가 늘어나면서 자연이 늘어나게 된 예산이고 아동을 직접 지원하게 되는 사업비 그리고 아동을 돌볼 인건비 같은 경우에는 제자리 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프라 역시도 정부의 목표치 대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를 한다면 정부가 약속한 대로 인프라를 확대를 하고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 국가가 지원을 강화하겠다 이런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가 의문이 드는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전반적으로 예산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인데요 특히 장애 아동의 경우에는 더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할 텐데 정부가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 전용 쉼터를 설치한다고 했지만 아직은 지지부진하다고요


박영의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학대피해 장애 아동 쉼터를 당초에는 서울, 부산, 경기 6개소에 설치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12월에야 서울과 경기에 목표치에 미달하는 4개소가 설치될 예정입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14개소를 더 지어야 하는데요 예산안에는 4개소를 지을 예산만 지금 반영이 되어 있습니다 예산이 17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33%나 삭감이 된 건데요.


학대 피해 장애 아동의 경우에는 말씀해주신 것처럼 장애와 학대라는 두 가지 취약성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장애 아동은 보호가 어려워서 쉼터 입소 거부가 일부 되는 경우도 발생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분리조치된 아동을 보낼 곳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고 보낼 곳이 없어서 정신병원에 일시적으로 보호되거나 아니면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원가정에 보내지기도 했습니다.


학대피해 장애아동 심터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가 지난해에 마련이 됐는데요 시작부터 이렇게 건립 계획이 삐그덕 된다면 우리가 학대피해 장애아동을 잘 보호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드는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할 공간이 없다면 그만큼 아이들의 고통도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다른 인프라들은 계획대로 잘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영의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정부가 올해 14개의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추가로 설치해서 95개소로 늘릴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81개소로 확대하는 데 그쳤고요 목표에 크게 미달하는 상황이죠. 


그리고 학대 피해 아동 쉼터역시 올해 목표는 141개소로 확대할 계획이었는데 110개소만 설치가 되었습니다. 


복지부가 그 원인 중 하나로 예산 단가에 맞는 장소를 찾기 어렵다, 이렇게 밝히고 있는데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경우 내년 설치 예산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목표인 그렇다면 105개소까지 확충하는 것도 사실상 달성이 어렵다, 이렇게 예측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쉼터 역시 내년도 설치비가 한 푼도 늘지 않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단가에 맞는 장소를 찾아서 계획대로 설치를 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정부의 인프라 확대 약속이 지금 사실상 지켜지기 어려운 셈인데 학대 피해 아동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이 아이들을 보호할 인프라 확충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언제 어느 순간에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놓치게 될지 모르게 되는 거잖아요. 


정부의 역할은 사실상 계획을 세우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거기서부터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설치가 계속 지연이 되고 있다면 그 원인을 찾고 그리고 해결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스스로 정한 목표치마저 달성을 하지 못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노력하기는커녕 지금 목표치를 낮추고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고 적극적인 대응이 아쉬운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동안 아동학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책은 쏟아졌지만 미봉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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