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이번엔 망했다” 욕먹었는데…‘복통유발’ 아빠차 품격[카슐랭]
각그랜저·스타랜저와 달라
가격인상·고금리가 훼방꾼
자동차 커뮤니티 등지에서 호평보다 혹평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신차 예상도와 놀랍게도 비슷했다.
반응은 달랐다. 실물을 직접 본 소비자들이 혹평보다 호평하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평면 위에 펼쳐진 2차원 세상과 달리 직접 눈으로 보는 3차원 세상에서 ‘음양’을 통해 더 폼 나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경기도 고양시)에서 언론매체를 대상으로 7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뉴 그랜저 실물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복고(Retro)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Newtro)와 품격에 초점을 맞췄다.
차체는 기존 6세대 부분변경 그랜저보다 커졌다. 전장x전폭x전고는 5035x1880x1460mm다. 기존 그랜저(4990x1875x1470mm)보다 45mm 길어지고 5mm 넓어지고 10mm 낮아졌다.
국산 준대형 세단 최초로 5m를 넘었던 기아 K8(5015x1875x1455mm)보다도 크다. 제네시스 G80(4995x1925x1465mm)보다 길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95mm로 K8과 같다. 기존 그랜저보다는 10mm 길어졌다. 제네시스 G80(3010mm)보다는 짧다.
전면 오버행(차체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을 짧게 만들고 휠베이스를 길게 설계한 뒤 카울 포인트(보닛과 윈드실드 경계)와 캐빈을 뒤쪽으로 이동했다.
이를 통해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명차에서 볼 수 있는 우아한 매력을 강조했다.
다만 예상도가 나온 뒤 네모 매력을 갖춘 새로운 ‘각 그랜저’가 나온다던 예상은 틀렸다. 네모난 그랜저가 아니라 곡선과 직선을 통해 우아한 매력과 품격을 추구해서다.
‘각’은 헤드램프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 일체형 범퍼 등 일부에만 존재한다.
2차원 세상에서는 ‘스타랜저’(스타리아+그랜저)라는 비아냥거림을 유발했던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Seamless Horizon Lamp)’는 3차원 세상에서는 ‘일출’을 연상시킨다.
주간주행등(DRL), 포지셔닝 램프, 방향지시등 기능을 통합한 단절감 없는 일체형 구조다. 차체를 더 넓어보이게 만든다.
또 역삼각형 도트를 적용한 파라메트릭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를 장악했다. 강렬하고 웅장하다.
프레임리스 도어는 문을 열 때마다 프리미엄 감성을 제공한다. 차체 속으로 파고드는 플러시 도어 핸들은 디자인과 공기역학 성능을 모두 추구했다.
각 그랜저에서 가져온 오페라 글라스(2열 창문 뒤 쪽창)는 더 넓게 다듬어졌다. 2열에서 느끼는 개방감이 더 향상됐다. 쇼퍼드리븐카(운전자가 따로 있는 차)이자 사장차 기분을 선사한다.
리어램프는 헤드램프처럼 얇은 한줄로 구성됐다. 기존 그랜저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두께는 얇아졌다.
좀 더 고급스러운 감성을 발산하면서 차체를 감싸면서 차체 폭을 더 넓어보이도록 만든다.
전통공예인 방짜유기와 자연의 대나무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 브론즈 매트와 밤부 차콜 그린 펄 등 두 색상이 외장 컬러를 대표한다.
라디에이터 그릴 등에 적용한 티탄 룩 크롬과 조화를 이룬다.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모두 갖춘 뉴트로에 적합한 컬러다.
원 스포크 스타일 D컷 스티어링휠은 각 그랜저에서 영감을 받았다. 각 그랜저처럼 세로 스포크가 두텁다.
중앙부 혼 커버에는 운전자의 차량 조작 및 음성인식과 연계 작동하는 4개의 LED 조명을 적용했다.
기존 그랜저가 전자식 변속 버튼(SWB)을 적용한 것과 달리 스티어링 휠 뒤쪽에 부착하는 칼럼 시프트가 적용됐다.
벤츠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아이오닉5도 적용했다. 센터콘솔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크래시패드 가니시부에 적용한 ‘인터랙티브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드라이브 모드, 음성인식, 웰컴·굿바이·시퀀스 등 각 시나리오 별로 다양한 색을 발산한다.
시트 헤드레스트는 두 개의 얇은 기둥으로 이어진 게 아니라 중간에 하나의 큰 기둥이 있는 형태로 변했다. 안락한 임원용 의자를 연상시킨다.
한국적 패턴을 가미한 나파 퀄팅과 가죽 소재는 리얼 우드 및 알루미늄 내장재와 어우러져 유려한 스타일을 뽐낸다. 탑승자 몸도 좀 더 안정적이고 안락하게 감싸준다.
뒷좌석은 넓다. 성인 3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다. 레그룸도 넉넉해 쇼퍼드리븐카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2.5리터 GDI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kg.m에 11.7km/ℓ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3.5리터 GDI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36.6kg.m의 넉넉한 힘을 발휘하면서도 10.4km/ℓ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3.5리터 LPG 모델은 최고출력 240마력과 32.0kg.m의 최대토크를 갖췄다.
그랜저에 적용된 가솔린 엔진은 속도와 분당 회전수(RPM)에 따라 MPI(간접분사) 또는 GDI(직접분사) 방식을 선택, 연료를 최적으로 분사해준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0kg.m와 함께 18.0km/ℓ의 복합연비를 갖췄다.
그랜저의 상징과 같은 편안한 승차감과 정숙성도 더 향상했다. 휠과 타이어 중량을 줄이고 흡음면적을 70% 늘린 카펫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용된 이모션 드라이브는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국민차 타이틀을 계승해야 할 신형 그랜저는 디자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약 돌풍을 일으켰다.
사전계약 없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전환 계약 등을 통해 10만9000여명이 선택했다. 사실상 사전계약 신기록이다.
그랜저는 올해 연말까지 1만1000대가 계약자에게 인도된다. 내년 판매목표는 11만9000대다.
실물이 공개된 뒤 호평이 증가하면서 6년 연속 국민차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도 높다. 전례도 있다.
기존 6세대 부분변경 모델도 처음엔 호보다 불호가 많았지만 판매 대박을 터트렸다.
경쟁차종들이 배 아파하는 ‘성공’ 이미지를 갖춘 데다 볼수록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가솔린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118만~368만원 비싸졌다. 파워트레인이 바뀐 하이브리드 모델은 600만원 가량 올랐다. 형제차종인 기아 K8보다는 600만원 이상 비싸다.
가솔린 2.5 모델 기준으로 풀옵션을 선택하면 프리미엄 트림은 4560만원,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5080만원이다.
3.5 4WD 모델 기준으로 가장 비싼 캘리그래피 트림을 선택하면 폴옵션 가격이 5871만에 달한다. 제네시스 G80 시작가인 5507만원보다 비싸진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출고대란, 원자재 값 인상으로 신차 가격 인상은 일반화됐다.
또 가격을 올리더라도 성능과 품격을 높여 6000만원 이상 판매되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와 정면 대결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국내 캐피탈·카드사의 신차 할부 금리는 60개월 기준으로 6∼7% 수준이다. 올 여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계약 신기록을 달성하고 디자인 논란도 상쇄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올 겨울이 1차 시험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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