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카타르 특수 잡아라"… 월드컵마케팅 시동 걸었다

"프리미엄 화질로 경기 보세요"
8K·올레드 TV 할인폭 키워
현대차는 '세기의 골' 캠페인
공식 차량도 친환경차로 제공
항공기서 월드컵 경기 생중계
손흥민팀 팝업 스토어도 등장

오는 21일 개막하는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관련 기업들이 '카타르 특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년과 달리 스포츠 관람용 고화질 TV를 대폭 할인 판매하거나, 파격적으로 여객기에서 생중계를 하는 곳도 나왔다. 친환경 바람을 타고 대회 현장에 사상 처음으로 친환경차가 제공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침체에 빠진 TV 매출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전통적으로 월드컵과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TV 수요를 견인한 '대목'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TV 매출은 직전 1주일보다 313% 증가하는 등 수요가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삼성전자는 이달 초부터 '삼성 TV 연말결산 빅 세일'을 통해 월드컵 특수를 노린 TV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행사에서 네오QLED 8K 등 주요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워 할인과 사은품 증정 등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8K TV 할인폭이 커서 4K TV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 법인 역시 일제히 월드컵과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함께 시작했다. 미국 법인에서는 네오QLED 8K 제품에 대해 최대 2000달러 할인에 들어갔으며, 냉장고와 세탁기 등 주요 품목을 최대 30%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도 국내에서 이달 말까지 '빅토리 코리아 대축제'를 실시한다. 올레드와 QNED, 나노셀 TV 등 주요 TV를 대상으로 적립금을 두 배 더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법인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해 올레드TV 일부 모델을 최대 3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 법인은 영국축구협회와 공동으로 TV, 냉장고 등 주요 품목의 월드컵 마케팅을 시작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현대자동차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국내 기업들 중 월드컵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현대차는 23년 동안 FIFA의 공식 자동차 파트너였다. 이번에 현대차는 지속가능성 파트너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현대차는 탄소중립 캠페인 '세기의 골(Goal of the Century)'을 진행 중이다.

특히 현대차는 대회 기간 사용할 승용차 422대, 상용차 170대 등 총 592대의 공식 차량을 제공한다. 승용차 절반은 아이오닉5, 싼타페 하이브리드,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로 운영하고 버스의 경우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를 10대 제공한다. 월드컵 공식 차량으로 친환경차를 운영하는 것은 이번 월드컵이 처음이다.

항공사도 어느 때보다 분주한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달 중순 아시아나항공은 축구 국가대표팀 이미지를 입힌(래핑) 항공기를 처음 선보였다. A350 항공기와 A321 항공기 동체에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김민재, 김승규 등 축구 국가대표팀 주축 멤버들의 이미지를 래핑했다. 이 항공기들은 다음달까지 국내선을 포함한 미주·유럽·동남아 등 다양한 노선에 투입된다.

저가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업체인 파나소닉과 제휴해 카타르월드컵 경기를 기내에서 생중계한다. 21일 오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국 대표팀 경기와 조별리그 이후 16강부터 결승전까지 모두를 중계한다.

카타르항공은 처음으로 중동에서 열리는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노선을 확대하기로 했다. 에어서울은 다음달 2일까지 한국 대표팀 조별 예선 경기 일정에 맞춰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의 승부를 예측하는 승·무·패 이벤트를 벌인다. 각 경기 예상 승부를 에어서울 이벤트 페이지의 구글폼 양식을 통해 제출하면 자동으로 응모된다.

유통가도 들썩인다. 롯데백화점은 한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영국 축구 명문 구단 중 하나인 토트넘 홋스퍼의 팝업스토어를 강남점과 노원점에서 선보인다. 강남점은 20일까지, 노원점은 27일까지 해당 스토어를 운영한다. 손흥민 선수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어 월드컵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서진우 기자 / 오찬종 기자 / 문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