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포커스] 내년부터 급성뇌경색 환자 치료제 구하기 힘들 수도…대체약도 없다?

문세영 기자 2022. 11. 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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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대체 치료제 '논의' 중…정부·건보공단 "정확한 환자수 확인해보겠다"
[베링거인겔하임 혈전용해제 '액티라제' (사진 제공=베링거인겔하임)]

뇌졸중 치료제인 '액티라제(베링거잉겔하임사)'의 공급부족이 예고된 가운데 그동안 이 약을 치료제로 사용해온 급성뇌경색 환자 등의 치료제 수급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보건복지부·건보공단·의사협회·병원협회 등 이 약을 처방하거나 관리하는 부처와 협회에 "액티라제를 허가 범위 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지난 8월에 액티라제 제조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글로벌 수요 증가와 독일 내 공장 사정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발표한 이후 식약처가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 해본 결과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관계 부처와 업계에 협조를 요청한 건데요.

문제는 이렇게 되면 그동안 액티라제를 치료제로 써온 급성뇌경색과 말초혈관폐쇄증을 앓는 환자들이 쓸 약이 애매해졌다는 겁니다.

액티라제는 급성심근경색·급성폐색전증·급성허혈뇌졸중 3가지 질병에 대해서만 허가를 받은 약이지만, 허가받지 않은 유사한 원인의 다른 질병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고 대표적인 질환이 급성뇌경색과 말초혈관폐쇄증 인데요.

식약처의 공문 내용이 허가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 질환, 그러니까 급성뇌경색이나 말초혈관폐쇄증 환자 등에게는 액티라제를 쓰지 말라는 내용이다 보니 이들 환자들의 치료제에 구멍이 생긴 겁니다.

더 큰 문제는 복지부가 지난 2019년 액티라제 외 다른 약으로 보험급여를 확대하지 않아서 현재로선 급성뇌경색과 말초혈관폐쇄증 환자에게 쓸 약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주요 병원들도 "액티라제 관련 공문을 받고서 급성뇌경색과 말초혈관폐쇄증 등의 환자들을 어떻게 처방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식약처는 "권고 사항일 뿐이지 사용을 금지시키는 건 아니다"라며 한발을 빼면서도 액티라제를 대체할 치료제는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보험적용은 어떻게 하겠다는지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복지부와 건보공단도 급성뇌경색과 말초혈관폐쇄증을 앓는 환자들이 전국에 몇 명이나 되는지 문의했지만 "당장은 알 수 없고 내일쯤 돼야 파악이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제조사가 액티라제의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밝힌 게 지난 8월인데 3개월이 다 돼가는 데도 당국은 대체 치료제는 물론 정확한 환자 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지난 9월 유럽의약품청(EMA)이 2024년까지 액티라제 부족한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어서 급성뇌경색과 말초혈관폐쇄증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당분간 불안 속에서 지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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