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함께 복용하면 안되는 약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톺아보기
분홍색 2개+흰색 알약 1개 한꺼번에 먹어야
병용 금기 약품 많아…‘몰누파비르’ 대체하기도
 

팍스로비드 제품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7차 유행(겨울철 재유행)을 기정사실화했다. 방역당국은 일률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고위험군 개량백신(2가 백신) 추가접종과 고위험군 환자에게 먹는 치료제 투약 등을 통한 방역·의료 역량을 강화해 대응하겠단 입장이다.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살펴본다.
 

팍스로비드의 작용기전. 식품의약품안전처

◆팍스로비드란?=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분홍색 알약 2알과 조금 통통한 하얀색 알약 1알이 포장돼 있다. 약은 식사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고 12시간 단위로 하루 2번 총 5일간 복용해야 한다.

분홍색 알약의 이름은 니르마트렐비르(Nirmatrelvir)고, 하얀 알약의 이름은 리토나비르(Ritonavir)다.

니르마트렐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분해 효소를 억제하는 ‘단백질분해효소억제제’ 계통 항바이러스제이다.

RNA 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투 후 단백질덩어리(다단백질)인 PP1a와 PP1ab를 합성한다. 이후 이들 덩어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속의 단백질분해효소인 3CLPro와 PLPro로 분해돼 바이러스 전사와 복제에 필요한 비구조단백질을 형성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증식시킨다.

니르마트렐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요 단백질분해효소(Mpro) 또는 3C유사 단백질분해효소(3CLpro) 또는 nsp5 단백질분해효소라고도 하는 모방 단백질분해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들 단백질분해효소가 억제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단백질 전구체를 처리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바이러스 복제가 이뤄지지 않아 치료제로서 효과가 나타난다.

실제로 X선 결정분석으로 확인한 결과 니르마트렐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분해효소(Mpro) 활성부위에 직접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니르마트렐비르를 단독투여하면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볼 수가 없다. 니르마트렐비르가 간의 해독작용에 의해 쉽게 분해되고 사라져 충분한 약효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화이자는 팍스로비드에 간의 독성분해효소인 CYP3A의 활성을 억제하는 리토나비르 알약을 병용 투여하도록 구성했다. 리토나비르는 니르마트렐비르가 간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아줘 혈액 내에서 니르마트렐비르의 효과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주의점과 금기약물은?=팍스로비드는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약물로 알려졌으나, CYP3A 억제기전 약제가 포함됐기 때문에 병용투여가 금지되는 약물도 명확하다.

CYP3A는 간에서 매우 풍부하게 발현되는 핵심 효소다. 간의 해독작용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는 4개의 기능적 유전자( CYP3A4·CYP3A5·CYP3A7·CYP3A43)로 구성된다.

그렇기에 CYP3A 억제제가 포함된 팍스로비드와 CYP3A에 의해 약물 농도가 크게 상승할 경우 중대하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반응이 있는 약물과의 병용투여를 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아래는 팍스로비드와 함께 투여해서는 안되는 목록이다. 

팍스로비드와 병용투여 금기약물

○알파1-아드레날린 수용체 길항제 : 알푸조신
○진통제 : 페티딘, 피록시캄, 프로폭시펜
○항협심증약 : 라놀라진
○항부정맥약 : 아미오다론, 드로네다론, 플레카이니드, 프레파페논, 퀴니딘
○항통풍약 : 콜키신
○항정신병약 : 루라시돈, 피모자이드, 클로자핀
○맥각 유도체 : 디히드로에르코타민, 에르고타민, 메틸에르고노빈
○HMG-CoA 환원효소 억제제 : 로바스타틴, 심바스타틴
○PDE5 억제제 : 폐동맥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실데나필(레바티오)
○진정제/수면제 : 트리아졸람, 경구용 미다졸람

특히 팍스로비드는 강력한 CYP3A 유도 효과를 가진 약물과의 병용도 권장되지 않는데, 이는 니르마트렐비르와 리토나비르의 혈장 농도가 현저히 감소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반응이 손실되거나 내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팍스로비드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금기약물이다.

팍스로비드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금기약물
○항암제 : 아팔루타미드
○항경련제 : 카바마제핀, 페노바르비탈, 페니토인
○항진균제 : 리팜핀
○생약제제 : 세인트 존스 워트(Saint John’s Wort)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용금기의 약물 중에는 부정맥이나 고지혈증 또는 통풍이나 협심증과 같은 질환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물들이 포함되어 있다”며 “팍스로비드를 투여할 때 일시적으로 그 약물의 사용 중단이 가능하면 투여는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해당되는 질환을 갖고 있고, 그러면서 이 약물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팍스로비드 사용 중에 해당 약물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 어렵다면 그 경우에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겠다”고 조언했다.

◆팍스로비드 대체약은?=팍스로비드 사용이 어려운 간장애·신장애 환자 등에게는 MSD(미국 머크)의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가 권고되고 있다.

라게브리오가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의 입원과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는 약 30% 정도로, 90% 가까이인 팍스로비드 대비 낮은 편이다.

특히 라게브리오는 임신부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없다. 수유부는 약 투여와 마지막 투여 후 4일간 수유를 권장하지 않는다. 가임기 여성은 4일 동안 피임이 필요하고 가임기 남성은 3개월 동안 피임해야 한다. 병용금기 약물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임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