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간 가격차이 200배 육박하는 도니파이낸스…투자 주의보

박현영 기자 2022. 11. 18. 17: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개월 간 5만% 오른 코인…시세 조작·수상한 사업 정황 보도된 바 있어
'브리지' 출시하면서 교환 물량에 제한…실제 교환한 투자자 없어 '논란'
18일 도니파이낸스가 그동안 미뤄왔던 'IRC→ERC' 브리지를 출시했으나 거래소 간 가격 차가 발생하고 있다. 출처=도니파이낸스 텔레그램 공지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코인원에 상장된 가상자산 프로젝트 도니파이낸스(DON)가 자체 탈중앙화 거래소(DEX)내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코인원에서 거래되는 가격 간 200배에 가까운 차이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니파이낸스는 <뉴스1>이 지난달 22일 시세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가상자산이다(◇관련기사(www.news1.kr/articles/?4835153). 당시 <뉴스1>은 도니파이낸스 재단의 수상한 사업 정황도 함께 보도한 바 있다.

◇미뤄왔던 '브리지' 출시했으나…가격 차는 100배 18일 오후 4시 현재 도니파이낸스 자체 탈중앙화 거래소(DEX)내 DON(IRC 기반) 가격은 0.07달러(약 94원)로, 코인원 내 DON(ERC 기반) 가격인 1만8500원의 200분의 1 수준이다.

본래 도니파이낸스의 토큰 DON은 블록체인 플랫폼 이오스트의 토큰 발행 표준 IRC-20을 기반으로 발행됐다.

그런데 코인원에 상장된 DON은 이더리움의 토큰 발행 표준인 ERC-20을 기반으로 한다. 코인원이 이오스트 블록체인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상장을 위해 ERC 버전 DON을 발행한 것이다.

문제는 그동안 ERC 기반 DON을 IRC 기반으로 스와프(교환)할 수는 있으나, IRC 기반 DON을 ERC 기반으로 교환할 순 없었다는 점이다. 도니파이낸스 측이 IRC 기반 토큰을 ERC 기반으로 교환할 수 있는 브리지(다리) 솔루션을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그동안 코인원에서는 ERC 기반 DON이 사실상 '가두리 거래'로 유통됐다. '원조 토큰'인 IRC 기반 DON을 ERC 기반으로 바꿀 수 없으므로, 코인원에서 거래되는 DON은 총 발행량 1000만개 중 프라이빗세일로 최초 판매된 50만개뿐이었다.

따라서 코인원에서 유통된 DON은 시세조작에 용이했다. DON 가격은 지난 9월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700% 넘게 오른 바 있다.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은 무려 5만6500% 올랐다. 가격 급등 후 불과 열흘이 지난 9월 23일, DON 가격은 9만원대로 떨어지며 '6분의1'이 됐고, 현재는 '30분의 1'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도니파이낸스는 이날 그동안 계속 미뤄왔던 브리지 솔루션을 출시했다. IRC 기반 토큰을 비로소 코인원에 상장된 ERC 기반으로 바꿀 수 있게 되면서, 코인원 내 '가두리 거래'가 중단됐다.

가두리 거래는 중단됐으나 IRC 기반 토큰과 ERC 기반 토큰을 자유롭게 맞바꿀 수 있음에도 거래소 간 가격 차가 크게 나고 있는 점이 문제점으로 부상했다.

통상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이 다르더라도, 두 토큰을 자유롭게 맞바꿀 수 있을 경우 가격이 비슷하게 맞춰져야 한다. 그런데 이를 맞바꿀 수 있는 솔루션이 출시됐음에도 가격 차가 크게 발생한 것이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브리지 교환 물량에 제한…내부자 거래 '의심'

토큰을 교환할 수 있는 솔루션이 출시됐음에도 불구, 가격 차가 큰 이유는 도니파이낸스 측이 일정 물량만 교환할 수 있도록 제한을 걸어뒀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도니파이낸스는 공시를 통해 브리지 출시 날짜를 18일로 예고하고, 교환 가능한 물량을 매달 50만DON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도니파이낸스 측은 "IRC 기반 DON과 ERC 기반 DON 사이의 가격 차이로 인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스와프 브리지 물량은 매달 50만DON으로 한정한다"며 "스와프 방식은 거래 선착순으로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문제는 브리지 솔루션이 출시됨과 동시에 교환할 수 있는 물량이 모두 교환됐다는 점이다. 솔루션을 이용하고자 했던 투자자 그 누구도 실제로 토큰을 교환할 수 없었다. 이에 투자자들은 도니파이낸스 내부자들이 50만DON을 모두 교환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도니파이낸스 투자자는 <뉴스1>에 "도니파이낸스 재단은 브리지 출시 일정에 대해 계속 함구하고, 날짜만 알려줬다. 브리지로 교환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돼 있어 브리지가 열리는 시간이 중요했지만 계속되는 시간 관련 질문에는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18일 새벽 3시 20분쯤 브리지가 열렸다고 텔레그램에 공지했으나, 때맞춰 들어갔을 때 이미 제한된 50만DON 물량은 모두 교환된 뒤였다"며 "그중 일반 투자자 물량은 최대 0.4%이고, 브리지를 통해 IRC에서 ERC로 스와프된 물량의 99.6%는 내부자 거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확인했을 때, 도니파이낸스 재단이 브리지 오픈을 공지하기 전에 이미 50만DON이 스와프됐다는 게 근거다.

◇코인원, 모니터링 돌입

브리지 출시를 지속적으로 미룸으로써 사실상 '가두리 거래'를 초래한데다, 미뤄왔던 브리지 솔루션을 출시하면서도 교환 가능 물량에 제한을 걸어두는 등 재단은 수상한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도니파이낸스는 물량의 99% 이상이 코인원에서 거래되는 사실상 코인원 단독상장 가상자산이다. 따라서 코인원이 이 같은 점을 모니터링하는지 여부가 향후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코인원은 이 같은 정황을 인지하고 모니터링에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유의종목 기준에 맞춰 재단에 소명 자료를 요청하는 등 모니터링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hyun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