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 '마지막 관문'… 정진상 구속 기로

이윤식, 최예빈 2022. 11. 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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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가운데)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정 실장의 구속 여부는 이 대표가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에 관여한 부분에 대한 수사 일정을 좌우할 사안이다. 구속영장 발부 시 검찰은 정 실장을 최장 20일 수사한 뒤 다음달 초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이후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하는 과정을 밟을 전망이다. 반면 영장 기각 시 검찰 수사팀은 "이 대표를 겨냥한 사냥"이라는 민주당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는 한편 수사 일정 지연도 예상된다.

18일 김세용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정 실장을 불러 그의 부정처사 후 수뢰·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부패방지법 위반·증거인멸 교사 등 4가지 혐의와 관련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정 실장은 이날 영장 심사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현 검찰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 삼인성호"라며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정권의 수사는 살아 있는 권력도 향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하면 믿게 된다'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검찰 수사가 거짓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번 구속영장 심사 결과는 앞으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영장 발부 시 검찰은 최장 20일간 피의자를 구속수사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정 실장의 경우 검찰은 다음달 8일 이전에 정 실장을 기소하는 수순이다.

이날 법원은 오후 10시를 넘겨 심사를 마쳤다. 정 실장은 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탄압 속에서도 역사와 민주주의는 발전할 것"이라며 부패범죄 혐의 수사를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정 실장을 기소하면 다음 수사 대상은 이 대표가 된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5일 정 실장 소환 조사 당시 '정진상 실장 소환 조사에서 이 대표 관여 의혹도 조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의혹 전반에 대해서는 사안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하고 있고, 또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반면 영장 기각 시 검찰 수사는 타격을 받게 된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는 검찰이 피의자의 범죄 혐의를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거나 설사 혐의가 소명됐다더라도 피의자의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을 때다. 구속영장 기각은 검찰이 성급히 피의자의 인신을 구속해 강제수사를 하려고 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민주당은 그간 검찰 수사에 대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에만 의존했다며 '여론 재판' '인간 사냥'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해왔다.

검찰 수사에 있어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약점도 검찰 입장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당시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해 10~11월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남욱·정영학을 각각 부정처사 후 수뢰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할 때 '대장동 수익 428억원'을 받기로 한 인물을 유 전 본부장 1명으로 특정했다. 그러나 최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는 공소장에 428억원을 받기로 한 인물을 정진상·김용·유동규 3명으로 적시했다. 이 같은 수사 결과 차이에 대해 현 수사팀은 "지난 7월 수사팀 교체 이후 전면 재수사한 결과"라며 공소장 변경 신청을 통해 공소사실을 바꾼다는 입장이다.

한편 남욱 변호사와 김만배 씨는 오는 21일, 24일 구속 만료로 석방될 예정이다. 지난해 구속된 지 1년 만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김씨와 남 변호사에게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대장동 재판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에게 "(정 실장이) '삼인성호, 증자살인' 얘기를 하는데 제 스스로도 그렇고 부끄러움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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