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홈피 들어와본 적 있나요?...그것부터 손보려고요” [인터뷰]

이효석 2022. 11. 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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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국회 자문위원회
초대 위원장된 양종훈 교수
‘불통’ 비판 들어온 국회사무처
지난달 ‘소통 자문위’ 출범

“딱딱한 국회 홈페이지부터 손보려구요”.

올여름 국회 국방위원회는 BTS 병역특례로 뜨거웠다. 지난 8월 1일, 29일, 31일 열린 세 차례 회의에서 BTS 이름은 36번 언급됐다. 일종의 데드라인이 다가오고 있었다. 올해까지 멤버 진의 입대 여부가 정해져야 했다. 입법이 병역 문제를 해결할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었다. 한 국회의원은 위원장에게 국민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지난 9월 18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BTS 병역특례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게 2020년이다. 좀 더 빠르게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법 전문가를 불러 토론하고 법률안을 만들었다면 이처럼 쫓기듯 일 처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지난달 출범한 단체가 있다. 국회사무처 산하 ‘소통하는 국회 자문위원회(소통자문위)’다. 지난달 17일 양종훈 위원장을 포함해 총 12인의 위원이 위촉됐다.

초대 위원장을 맡은 양종훈 교수는 상명대학교 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명예 해경이 된 한국사진학회장’으로 유명하다. 그가 기획한 시각장애인 사진전은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만난 양종훈 교수는 국회 홈페이지부터 개선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입법조사처 등 국회 산하 조직들의 홈페이지가 나뉘어 있고, 기능 위주로 편집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각 기관의 홈페이지를 하나로 통합해, 그곳에 ‘국민의 집’이라는 창구를 만들어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딱딱한 홈페이지부터 직관적이고 쉽게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사진 전공의 강점을 살려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해 오고 싶은 웹사이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소통자문위는 ‘국민의 집’을 통해 들어온 민원을 검토하게 된다. 12명의 위원은 각자 전문 영역에서 직접 입법과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을 발굴하기도 한다. 소통자문위에는 방송, 언론, 홍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포진됐다. 이들에게 포착된 여론은 입법 전문성을 갖춘 국회사무처의 도움을 받아 법률로 가다듬어져 세상으로 나온다.

양 위원장은 현장 민원을 정책으로 실현한 경험이 있다. 제주 출신인 그는 20년 전부터 매년 해녀들의 문화를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2018년 서울시청에서 제주 해녀 사진전을 열었을 때 그는 전시회에 참석한 조현배 해양경찰청장에게 해녀 안전을 위한 조치를 건의했다. 이를 계기로 해경이 해녀 작업장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구조활동을 할 수 있는 조례가 만들어졌다. 이를 계기로 양 교수는 명예 해양경찰(경정)이 됐다.

양 위원장은 한국의 사라져 가는 모습을 기록한 ‘강산별곡’, 21세기 UN이 정한 최초의 독립 국가 ‘동티모르’,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히말라야로 가는 길’ 등 10여 권의 사진집과 35회의 개인전을 개최한 유명한 사진 작가다. 2020년 발간한 사진집 ‘제주 해녀’는 세종도서로 선정됐고, 사진집 ‘블랙마더 김혜심’이 올해 세종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회사무처 산하 ‘소통하는 국회 자문위원회(소통자문위)’ 양종훈 위원장.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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