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미디어 되는 시대, 신뢰는 어떻게 지킬까

박대의 2022. 11. 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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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홍수, 진실마저 혼돈
인간 실존마저 위협 받을 우려
저널리즘 나아갈바 고민할 때
미디어의 역사 자크 아탈리 지음, 전경훈 옮김 책과함께 펴냄, 2만8000원

시대 흐름에 따라 정보 전달 방식은 변해도 그 본질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인간은 무엇이 자신을 위협하는지 알 필요가 있었고, 무엇이 다른 이들에게 해가 되거나 득이 되는지 알아야 했다. 정보의 전달과 소통은 인간의 기본 욕망이자 실존 조건이었다.

정보 전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간은 꾸준히 기술을 개발해왔다.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했고, 말과 문자를 개발해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인류는 문명을 이루고 국가를 조직했다. 문자는 권력자들이 정보를 독점으로 수집하는 것에서 시작해 민중에게 그들의 명령을 알리는 수단으로 발전하며 지배와 통제 목적으로 사용됐다. 상인들은 이윤 확보를 위해 통신망을 만들어 정보를 유통했다. 인쇄술의 발달은 그들의 정보를 대량으로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고, 그것은 정보 자체가 상품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이를 통해 18세기 말에는 네덜란드와 영국, 미국 등지에서 정보를 찾고 확인해 이를 알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진정한 의미의 신문이 탄생한 것이다.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미디어의 역사'에서 기원전 3만년께부터 오늘날까지 미디어의 역사를 데이터를 통해 살핀다. 말과 노래의 등장으로 시작된 미디어의 역사는 소문과 연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과 소식을 외치는 사람, 시인과 서기, 행상과 우편, 발로 걸어 다니던 사람과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 영화, 텔레비전,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것이 등장하며 발전해왔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오늘날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인터넷이 언젠가 다른 형태의 미디어에 추월당할 것이고, 그렇다면 과연 미래의 미디어는 어떠할 것인가.

SNS의 보편화로 개인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 시대가 열렸다. 고도화된 자본주의와 세계화 속에서 미디어를 통제할 수 있는 국가의 권력이 약화하며 어느 때보다 표현의 자유와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독점하는 거대 기업들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개인 정보를 전용하고 광고 시장을 지배하며 기술적 독재에 가까운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고 생활은 편해졌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허위를 가려내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아탈리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인간 개인의 실존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라 우려한다. 이를 막기 위해 기술을 독점해 미디어를 장악한 기업을 국가와 대중이 견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는 법률과 제도를 통해, 대중은 교육을 통한 비판적 사고 능력 함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저널리즘이 불신과 증오의 대상이 되며 그 존폐가 우려되는 갈림길에 섰지만, 그럴 때일수록 민주주의를 지키고 자유와 평등을 옹호하는 저널리스트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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