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도 "선한 채송화도, 섬뜩한 러빗 부인도 다 내 안에 있죠"

김소연 2022. 11. 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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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스타 배우 전미도(40)가 2020년 첫 TV 주연작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음치인 채송화를 연기했을 때 공연 마니아들은 그의 낯선 모습에 놀랐고 즐거웠다.

전미도는 스위니 토드에게 연정을 품은 조력자 러빗 부인 역할에 다시 임하는 자세에 대해 "그 나이대가 아니면 못 하는 역할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익어가는 역이 있는데 이 배역은 나이 들수록 유효한 역할"이라며 "6년 전에 비해 인간에 대한 이해가 생겨 러빗 부인이 하는 각각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분명하게 깨닫고 연기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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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개막 뮤지컬 '스위니 토드' 러빗 부인 역
'어쩌면 해피엔딩' 이후 1년 반 만에 뮤지컬 출연
"80세까지 TV·무대 가리지 않고 연기할 것"
다음 달 개막하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러빗 부인 역을 맡은 전미도는 "2016년 공연 때는 본능적으로, 감각적으로 연기했다면 이제는 나이가 들면서 캐릭터를 이해하며 하는 연기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디컴퍼니 제공

공연계 스타 배우 전미도(40)가 2020년 첫 TV 주연작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음치인 채송화를 연기했을 때 공연 마니아들은 그의 낯선 모습에 놀랐고 즐거웠다. 이번엔 채송화에 길들여진 드라마 팬이 놀랄 차례다. 전미도는 내달 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러빗 부인으로 무대로 돌아온다. 선하고 현명한 채송화와는 상반되는 인육 파이를 파는 탐욕스럽고 섬뜩한 캐릭터다. 2016년 공연에 이은 6년 만의 러빗 부인 연기이자 '어쩌면 해피엔딩' 이후 약 1년 반 만에 다시 서는 뮤지컬 무대다.

1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기자들과 만난 전미도는 "이기적이고 무서운 면이 있는 역할을 공연으로 보여드리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 같다"며 무대 복귀를 앞둔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2, '서른, 아홉'으로 이어가며 TV 활동에 집중한 시기에 틈틈이 공연장을 찾을 때마다 "내가 저기 있어야 하는데 싶었다"고도 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러빗 부인으로 분장한 배우 전미도. 전미도는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곡한 뮤지컬 넘버에 대해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쓰인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스위니 토드가 세상을 향해 복수하는 이야기다. 지난해 타계한 미국 뮤지컬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곡한 불협화음 가득한 음악이 스릴러에 블랙코미디가 결합된 장르적 특성을 극대화한다.

전미도는 스위니 토드에게 연정을 품은 조력자 러빗 부인 역할에 다시 임하는 자세에 대해 "그 나이대가 아니면 못 하는 역할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익어가는 역이 있는데 이 배역은 나이 들수록 유효한 역할"이라며 "6년 전에 비해 인간에 대한 이해가 생겨 러빗 부인이 하는 각각의 선택에 대한 이유를 분명하게 깨닫고 연기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없이 가볍다가도 진지하고, 순한 면도 악한 면도 있는 내 특징이 역할에 조금씩 반영된다"며 "남을 해하면서까지는 아니어도 러빗 부인의 무언가를 이뤄내고 싶은 집요함이 내게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미도는 "대극장에 서기에는 단신이고 얼굴이 작아 뒤쪽 객석에선 잘 보이지 않는 게 무대 배우로서 콤플렉스"라며 "그래도 누구를 상대 배우로 만나도 호흡이 좋은 장점이 있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오디컴퍼니 제공

전미도는 "교회에서 성극을 보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찌감치 배우의 꿈을 품었다. 그는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무대에 데뷔한 지 14년 만에 TV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게 된 데 대해 "많은 무대 경험을 쌓고 매체 연기를 한 게 좋았다"며 "양쪽 다 잘 모르는 채로 연기했다면 연기를 중도에 그만두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삶에 대한 만족도도 무척 높다. 그는 "초등학생 때 마음가짐과 달리 연기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하면서 배우로서 잘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현실을 자각했다"며 "지금은 생각 이상으로 많은 출연 제안을 받으며 좋은 환경에서 연기하고 있다"고 했다.

전미도는 자신을 "대학로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부산 태생인 그는 대학 졸업 후 아예 거주지를 옮겨 대학로를 일터이자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그는 "팬이 보내주는 편지의 절반 이상이 나 때문에 공연을 접하게 됐다는 내용"이라며 "내 공연 회차 티켓 판매에 신경 쓰기보다 나를 통해 공연계에 더 많은 신규 관객이 유입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꿈은 "80세가 돼도 계속 연기하는 것"이다. 팔순을 훌쩍 넘기고도 연극 '3월의 눈'으로 관객에게 먹먹한 감동을 전한 배우 장민호(1924~2012)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대사만 외울 수 있다면 의지를 가지고 무대 연기도 꼭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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