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벤투, 실전되니 달라졌네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은 소신이 강한 지도자다.
그는 자신의 축구철학에 대한 확신이 강한 나머지 대안을 준비하지 않는 전술과 소통 부족으로 종종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랬던 벤투 감독도 실전 무대에선 달라졌다. 카타르월드컵 결전지 카타르 도하에 입성한 그가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벤투 감독의 변화는 지난 17일 베이스캠프인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잘 드러났다.
카타르는 여름이 아닌 겨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문제다. 오전 훈련이 진행되는 한낮 기온이 최대 32℃까지 올라간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은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얼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손흥민(30·토트넘)은 까만 마스크를 착용하다보니 흐르는 땀에 힘겨운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훈련 도중에도 마스크를 다시 쓰는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 다른 선수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훈련 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결국, 선수들이 직접 훈련시간 변경을 요청해 상대적으로 서늘한 오후로 바꿨다. 베테랑으로 분류되는 이재성(30·마인츠)이 “날씨가 시원해진 편이라지만, 선수들이 느끼기에는 많이 덥다”고 호소한 것이 통했다.
벤투 감독은 출국 직전까지 무더운 오전에 훈련이 집중되는 것에 “경기 시간에 훈련해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 클럽팀을 살펴봐도 경기 시간에 훈련하는 팀은 많지 않다. 비슷한 시간대에 훈련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터라 놀라운 결과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코칭스태프가 과거 실사를 진행할 때와 달라진 기온에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 같다. 하루에 한 차례 훈련을 진행할 경우 오전이 아닌 오후에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의 유연성은 4년간 외면했던 플랜 B가 등장한 것에서도 감지된다. 그는 측면 수비의 핵심인 김진수(30·전북)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국내에서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자 지난 11일 아이슬란드와 최종전에서 스리백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상대 감독이 “마지막 경기에서 새로운 전술을 꺼내다니 과감하다”고 놀랐을 정도다.
다행히 김진수가 최근 훈련에 복귀한 만큼 기존 전술을 무리없이 쓸 수 있을 전망이지만 상대가 예측하기 힘든 의외성을 갖추게 됐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 이어 원정 16강 재현에 도전해야 하는 벤투호로선 반가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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