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침 피하던 삼성·CJ일가…요즘은 ‘앙금’ 없애는 화해무드

이새하, 최승진 2022. 11. 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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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35주기
‘회장 이재용’ 2년만에 참석
과거엔 동선 엄격히 분리했지만
올해는 삼성-CJ 일가 함께 조문
1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35주기 추도식에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35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10시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창업회장의 추도식이다.

‘상속분쟁’이 시작된 지난 2012년 이후 따로따로 선영을 방문했던 삼성과 CJ는 올해 일정 시간 함께 선영에 머무르는 등 과거와 다른 ‘화해무드’가 감지됐다.

18일 재계관계자에 따르면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추도식에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 일가는 이날 오전 9시40분께 도착해 한시간 정도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출장으로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 회장은 오전 9시20분께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이경후 CJ E&M 브랜드전략실장과 함께 선영을 찾았다. CJ 일가는 고인을 추모한 뒤 한 시간여 뒤인 10시20분 선영을 떠났다. 삼성 일가와 CJ 일가가 용인 선영에서 20~30분가량 함께 머무른 셈이다.

이재용 회장과 이재현 회장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삼성과 CJ가 추도식 시간을 엄격하게 분리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추도식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양측 선대 회장 때 쌓였던 ‘앙금’이 3세 경영시대에 접어들면서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해석이다.

이병철 창업회장의 장남 고 이맹희 명예회장과 삼남 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오랜 기간 갈등을 지속해왔다. 2012년에는 상속 재산을 둘러싼 소송전을 벌이며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그러다 2015년 이맹희 명예회장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화해는 후대 몫이 됐다.

이후 CJ그룹이 삼성 출신인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을 영입하고,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을 때 이재현 회장이 빈소를 찾으며 양측간의 ‘화해 모드’가 시작됐다.

지난 5일 별세한 이재현 회장의 모친 고 손복남 고문의 빈소에 이재용 회장이 홍라희 전 관장과 함께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 역시 상징적인 일로 평가된다. 당시 이재용 회장과 홍 전 관장은 빈소에서 30여분을 머물렀다.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한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한국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재용 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재용 회장이 빈 살만 왕세자와 친분이 있는 만큼, 이날 간담회 구성에는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일정부분 반영됐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 자리에 이재현 회장이 함께한 것은 삼성과 CJ간의 개선된 관계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같은 삼성과 CJ 일가의 ‘화해모드’ 배경에는 홍라희 전 관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간 화합’을 중시하는 홍 전 관장이 선대에서 쌓인 갈등을 매듭짓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재현 회장은 예년처럼 추도식과 별도로 서울에서 호암의 제사를 지낸다. 제사는 19일 저녁 열린다.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도 사장단과 함께 이날 오후 3시께 선영을 찾았으며, 신세계그룹 사장단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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