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이 각 잡고 준비한 사막의 월드컵이 온다
카타르의 수도인 도하는 며칠 전 무게 6.142㎏의 순금 덩어리가 51개국을 거쳐 도착하자 달아올랐다.
두 명의 선수가 지구를 높이 든 모습이 인상적인 트로피, 지구촌 최대 잔치라 불리는 월드컵 우승팀에 주어지는 우승컵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이 21일 오전 1시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 달간의 열전을 시작한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이 열사의 땅인 중동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면이 바다인 데다 사막 한복판인 카타르는 2010년 12월 한국과 미국, 호주, 일본을 제치고 이번 월드컵 유치전 승자가 됐다.
카타르가 12년간 공들인 이번 대회는 유독 처음인 것들이 많다. 카타르는 여름 낮 기온이 40℃를 훌쩍 넘기자 모든 경기장에 냉방 시스템을 설치해 해결했다. 아랍 유목민들의 텐트를 떠올리게 만드는 알바이트 스타디움은 내부에 겹겹으로 설치된 송풍구에서 쏟아지는 차가운 바람으로 내부 온도를 21℃로 유지한다.
사막에서 쏟아지는 햇빛으로 전력을 만들고, 이 전력으로 다시 냉각수를 만들어 경기장 전체를 하나의 에어컨처럼 만들었기에 가능했다. 뜨거운 바람은 위로 가고, 찬 바람은 아래로 내려가는 대류 현상을 이용해 전력 낭비까지 줄였다. 개막 전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는 “외투를 입지 않으면 추울 정도”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막대한 설비 투자와 운영비가 필요하지만 산유국 카타르에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실제로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 개최를 위해 2200억 달러(약 296조원)를 투자했는데, 1990넌 이탈리아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열린 모든 월드컵 개최 비용을 합친 486억 3000만 달러(약 65조원)의 4배에 가깝다. 오히려 월드컵을 즐길 팬들을 감안해 여름이 아닌 겨울로 개최 시기를 바꾸는 혼란이 문제였을 따름이다. 이조차 역대 월드컵 최초의 일이다.
돈을 아끼지 않는 이번 월드컵에서 어느 때보다 화려한 개·폐회식이 열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탈리아 출신 연출가 마르코 빌리치의 주도 아래 월드컵이 아닌 올림픽을 떠올리게 만드는 행사를 1년간 준비했다. 일각에선 카타르가 2036년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개막식의 경우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화려한 불꽃놀이 등 약 30분간 진행된다. 개막을 앞둔 리허설에선 밤하늘을 수놓는 드론쇼가 여러 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안타까운 최초의 사례도 있다. 술을 금지하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경기장에선 무알콜 맥주만 허락된 첫 대회다. 월드컵 스폰서인 버드와이저가 무알콜 맥주를 판매하는데, 팬 페스티벌 현장과 매표소 근처 등 일부 장소에선 일반 맥주도 판매한다. 4년 전 러시아 대회가 혼란을 막기 위해 일부 장소에서 주류 판매를 금지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카타르월드컵은 개막에 앞서 17일 팬 페스티벌에서 무알콜 맥주와 일반 맥주가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한 잔의 가격은 각각 30리알(약 1만원)과 50리알(약 1만 8000원)이다.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비싼 맥주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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