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창업회장 35주기] 사업보국·인재제일·합리추구...주목받는 이병철 창업회장 어록

김준석 2022. 11. 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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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호암 이병철 선생(의령군 제공) © News1 이철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용인=김준석 기자】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35주기 추도식을 맞아 이 창업회장의 어록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창업회장은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의 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삼성을 성장시켰다.
JY, 호암의 말 곁에 두고 되새긴다
"무자원 반도인 우리의 자연적 조건에 맞으면서 해외에서도 필요한 제품을 찾아야 한다."
"이것(반도체)이 곧 고부가가치, 고기술 상품, 즉 첨단 기술 상품이다."
"반도체·컴퓨터 등 첨단 산업 분야는 세계 시장이 무한히 넓다."
"반도체·컴퓨터 산업은 시장성이 클 뿐 아니라 타 산업 파급효과가 지대하며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광복절 특별복권을 통해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공식 행보인 8월 19일 기흥캠퍼스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서 소개된 이병철 창업회장의 문장이다. 해당 발언은 삼성이 1983년 2월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발표했던 '도쿄 선언' 직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날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복수의 회사 관계자는 이 회장이 해당 글귀를 곁에 두고 꾸준히 되새기면서 반도체 사업 육성의 의지를 다져왔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 발원지인 기흥캠퍼스를 찾아 선대의 유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글로벌 1등 반도체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과거의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과감한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다짐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 참석 (서울=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승 DS부문 CTO, 이재용 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2022.8.19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각별한 '인재' 사랑... 민간기업 최초 공채제도 도입

"인재제일, 인간본위는 내가 오랫동안 신조로 실천해온 삼성의 경영이념이자 경영의 지주이다. 기업가는 인재양성에 온갖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인재양성에 대한 기업가의 기대와 정성이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전달되어 있는 한 그 기업은 무한한 번영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1982.10 '한국인' 기고문)

"내가 40여 년 동안 키워온 것이 인재이다. 이들이 성장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좋은 업적을 내는 것을 볼 때 고맙고, 반갑고, 아름다워 보인다." (1982.7 사장단 회의에서)
이병철 창업회장은 수차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 창업회장은 일찍부터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강조했다. 뛰어난 경영이념과 철학도 그것을 실천으로 뒷받침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창업회장의 이 같은 신념은 공개채용제도 도입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민간기업으로서는 최초로 1957년 공개채용제도를 도입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재계에서는 '기업이라는 조직체를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라는 이 창업회장의 확고한 신념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은 국내 5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청년 일자리 창출 확대를 위해 향후 5년간 8만 명을 신규 채용하고, 공채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0월 17일 경기도 용인 서천의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삼성전자 감독관들이 GSAT 응시자 대상 예비소집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기업의 사명은 인류 봉사"...문화·예술에도 아낌없는 투자

"모든 것은 나라가 기본이다. 나라가 잘되어야 기업도 잘되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1981.1 신년사)

"나는 인간사회에 있어서 최고의 미덕은 봉사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경영하는 기업의 사명도 의심할 여지없이 국가, 국민 그리고 인류에 봉사하는 것이어야 한다." (1987.1 언론 기고문)
이병철 창업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이 창업회장은 기업 외 영역에서 사회에 직접 공헌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모색하다가 1965년 55회 생일에 삼성문화재단 설립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예술을 사랑했던 이 창업회장은 개인의 소장품을 국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전시하기 위해 1982년 호암미술관을 개관했다. 삼성문화재단의 호암·리움미술관은 한국 고미술과 현대미술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또 젊은 음악가들을 위한 악기은행 프로그램을 199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진 젊은 음악가들에게 세계적인 명기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창업회장의 예술 사랑은 후대에도 이어졌다. 아들 이건희 선대회장 또한 미술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4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생전에 수집한 '세기의 기증품'인 '이건희 컬렉션'이 전시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창업회장의 손녀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문화산업에 투자하게 된 근간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이 컸음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할아버지는 항상 문화 없이는 나라도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병철 창업회장은 불모의 한국경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발전해 오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 옴과 동시에 문화, 예술, 교육, 언론 등 사회 각 분야의 발전에도 큰 업적과 교훈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경기 용인시 포곡읍 호암미술관 옆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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