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아팠다” 비비, 예술로 승화한 상처 ‘나쁜년’[들어보고서]

황혜진 2022. 11. 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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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가수 비비(본명 김형서)가 상처를 담은 신곡 '나쁜년(BIBI Vengeance)'으로 돌아왔다.

비비는 11월 18일 오후 2시 국내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규 1집 앨범 'Lowlife Princess-Noir'(로우라이프 프린세스-느와르)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비비가 가요계 데뷔 3년 6개월여 만에 처음 선보인 정규 앨범이자 2년여 동안 공들여 작업한 결과물이다. 2018년 방송된 SBS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팬'을 통해 이름을 알린 비비는 2019년 5월 첫 싱글 '비누'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다수의 단독 싱글, 타 뮤지션과의 협업 싱글, OST 등을 연달아 발매하며 자신만의 음악적 감수성을 드러냈다.

새 앨범에는 '하류 인생 공주님'을 의미하는 역설적 표현 'Lowlife Princess-Noir'이라는 제목을 붙여 리스너들을 검은 신세계로 이끌었다. 전곡 단독 작사는 물론 작곡, 편곡, 프로듀싱 작업을 주도적으로 맡아 자신의 현재를 꾸밈없이 투영했다는 후문.

새 앨범은 인트로 트랙을 시작으로 '철학보다 무서운건 비비의 총알 (Blade)', '나쁜년 (BIBI Vengeance)', '가면무도회 (Animal Farm)', '모토스피드 24시 (MotoSpeed 24)', '불륜 (Sweet Sorrow of Mother)', 'Loveholic’s hangover'(러브홀릭스 행오버), 'Wet Nightmare'(�� 나이트메어), '마녀사냥 (Witch Hunt)', 'Lowlife Princess'(로우라이프 프린세스), '조또 (JOTTO) ', 'City Love'(시티 러브)까지 총 12트랙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총 4곡이다. 분노가 만들어낸 인간의 본질을 노래한 '나쁜년(BIBI Vengeance)'은 물론 배신당한 연인을 대상으로 사이다 같은 쾌감을 전달하는 '조또(JOTTO)', 위트 있는 제목과 주제의 '철학보다 무서운건 비비의 총알 (Blade)', 세상에 대한 그릇된 기준과 기존 시스템을 향해 반기를 드는 내용의 '가면무도회(Animal Farm)'까지 면면 비비만의 발칙한 상상들이 녹아 있다. 비비의 몽환적 음색과 과감한 가사 속 묵직한 메시지들이 청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이 가운데 '나쁜년(BIBI Vengeance)'은 비비가 홀로 가사를 쓰고, THE NEED(더 니드)와 함께 공동 작곡한 노래다. 비비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일어난 일로 인해 격분한 상태에서 가사를 써 내려갔고, 그래서 앨범 속 화자가 실제 자신과 매우 비슷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비비는 "들어오라 해/눈을 깔어 왜/비밀로 할게/네 부정과 죄/전부 드러내", "어떤 짓을 했건 말을 하건 후횔 하건 상관없어/난 나를 무너뜨려/날 즈려밟은 너를 용서했어/마지막 기횔 저버렸다니 참 안됐어/기다려왔어 기대해왔어 이제 나쁜년/나쁜년 아주 그냥 나쁜년/나쁜년 아주 그냥 나쁜년/나쁜년 아주 그냥 나쁜년/다신 붙잡히지 마/그땐 보게 되는 거야/미친년" 등 가사를 통해 자신을 짓밟은 상대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다.

뮤직비디오 서사 역시 비비의 기획을 거쳐 탄생됐다. 비비는 '나쁜년(BIBI Vengeance)'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해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영화 '비상선언' 등에서 열연한 배우 현봉식과 합을 맞췄다. 뮤직비디오 속 비비는 자신을 짓밟은 남성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는 여성을 연기했다.

신곡 안무는 최근 Mnet 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활약한 댄스 크루 훅 리더 아이키가 맡았다. 비비는 흥겨운 곡 분위기와 직설적인 노랫말에 걸맞은 퍼포먼스까지 수준급으로 소화하며 한 편의 누아르를 완성했다.

비비는 소속사 필굿뮤직을 통해 "분노와 욕망, 사랑을 가득 담은 앨범을 만들고 있자 하니 그게 어느새 사람 같아 보이더라. 그 여자애의 실루엣과 그 안의 양면성이 마음에 들었다. 작업도 더 잘 됐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작업하다, 오랜만에 들여다본 거울 속 그 애는 미쳐 있었다"고 작업 후기를 털어놨다.

이어 "작업실에 서울 시내가 보이는 커다란 유리창이 있는데 밤이 되면 내 모습과 한강, 사람 숲이 겹쳐 보였다. 더럽고 반항적인 금기, 사랑스럽고 징그러운 아이, 애처롭고 위태로운 나쁜 년이랑 잘 어울리는 뷰였다. 미칠 법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진짜로 진짜 행복한 거 할 거다. 내가 다 외롭고 아팠으니, 듣는 여러분들은 웃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진=필굿뮤직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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