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포수’와 작별하고 이듬해···KBO리그의 ‘두 갈래’ 역사

안승호 기자 2022. 11. 1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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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포수 박동원. 정지윤 선임기자



포수는 겉으로는 경기력이 잘 나타나지 않는 포지션이다. 안방과 타석에서 모두 돋보이는 ‘공수겸장’ 포수가 아니라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날이 많지 않다.

그런데도 올겨울 FA 포수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대부분 구단이 포수는 있을 때보다 없을 때 가치가 드러나는 포지션이라는 점을 경험을 통해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수 이탈의 여파가 상상 이상으로 클 때가 있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주전 포수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빚어내는 경우도 있다. KBO리그 역사도 ‘두 갈래 ’로 구분된다.

2000시즌 FA 포수 김동수가 LG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긴 것을 시작으로 주전 또는 주전급 포수가 FA로 이적한 것은 총 6차례. 그 중 원소속팀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포수는 2018시즌 롯데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긴 강민호였다. 롯데는 2017시즌만 해도 정규시즌 3위를 했지만, 강민호 이탈 뒤인 2018시즌에는 7위로 미끄러졌다. 순위 하락이 포수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당시 새로운 주전포수 나균안이 바로 안방을 안정시키기에는 무리였다.

2012시즌을 앞두고 FA 포수 조인성이 LG에서 SK로 이적했을 때도 공백은 빠르게 드러났다. LG는 성장세이던 김태군과 윤요섭을 중심으로 심광호, 조윤준까지 두루 기용했지만 주전포수를 낙점하지 못하고 시즌을 보냈다. 당시 암흑기의 끝자락에 있던 LG의 순위도 6위에서 7위로 나빠졌다.

FA 포수 이적 파장이 슬그머니 사라졌을 때도 있었다. 김동수가 2000시즌 앞두고 LG를 떠났을 때는 김정민과 조인성이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 직전 시즌 매직리그 3위이던 LG는 매직리그 1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2003시즌 박경완이 FA 시장을 통해 현대에서 SK로 이적했을 때도 포수 공백은 극적으로 해결됐다. 현대는 신진급인 강귀태로 안방 공백을 해결하려던 상황에서 삼성과 SK를 거치며 방출된 김동수를 바로 영입해 반전 스토리를 만들었다. 김동수 117경기에 출전해 3할 타율(0.308)을 올리며 전년도 정규시즌 3위이던 팀을 1위로 올려놓는다.

2019시즌 FA 포수 양의지가 두산에서 NC로 팀을 옮겼을 때도 곧바로 공백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두산은 넘버2 포수이던 박세혁을 안방에 두고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2016년 정상호가 SK에서 LG로 팀을 옮겼을 때 역시 여파가 크지 않았던 사례다.

올겨울 FA 포수 시장에서는 우선 박동원이 KIA를 떠날 것이 확실해지면서 대규모 포수 이동이 뒤따를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 KBO리그 역사는 ‘포수 이탈이 곧 팀 순위의 하락’이라고는 말하지 않고 있다. 관건은 ‘대안’이고. ‘대안’이 ‘대박’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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