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가 들려주고자한 제 삶의 역설 '하류 인생 공주님'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2. 11. 1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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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비비, 사진제공=필굿뮤직

아티스트의 창작 세계는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끊임없이 자신을 들여다보며 이상을 좇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힘들 수밖에 없는 순간을 계속해서 부딪히고, 고뇌의 순간도 끊임없이 겪는다. "미칠 법한 작업"이라고 고백했을 만큼 가수 비비의 새 앨범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비비는 Z세대의 상징과도 같은 아티스트다. 의사 표현에 거리낌이 없고, 자유분방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예인이라는 틀 안에서 마냥 예쁘고 단정해 보이는 모습만 고집하지 않는다. 때로는 그 솔직함 때문에 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아티스트 비비의 전체를 들여다보면 이해가 되는 순간들이다. 흔들리지 않는 청춘은 없고, 작업 앞에 번뇌하지 않는 아티스트는 없다. 그래서 비비의 치열한 순간들을 담아낸 정규 1집 'Lowlife Princess - Noir(로우라이프 프린세스 - 느와르)'는 스타가 아닌 아티스트 김형서의 깊이를 살펴볼 수 있는 앨범이다. 

비비는 'Lowlife Princess - Noir'의 작사, 작곡, 편곡 등 프로듀싱의 주도권을 갖고 앨범의 전체 기획을 맡았다. 앨범의 배경은 비비의 편안한 일상의 공간이자, 고된 현실을 보상받는 일탈의 공간이다. 켜켜이 쌓은 이야기로 공감을 얻고 긴 여운으로 감정을 흔든다. 때론 광기어리고, 때론 날카롭게 아픔을 찔렀다. 과장없이 가장 현실적인 위로를 담아낸 비비의 현재를 그대로 투영한 새 음반이다.

비비, 사진출처=스타뉴스 DB

비비는 18일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Lowlife Princess-Noir' 발매 기념 뮤직비디오 시사회·간담회를 개최하며 앨범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비는 "앨범명을 직역하면 '하류 인생 공주님'이라는 뜻을 지녔다. 역설적인 단어다. 나 자신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에서 뽑아낸 캐릭터를 굉장히 잘 설명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이야기와 세계관이 누아르 장르라고 생각한다. 검은 신세계 안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은 무려 4곡이다. 분노가 만들어낸 인간의 본질을 노래한 '나쁜년(BIBI Vengeance)', 배신당한 연인을 대상으로 사이다같은 쾌감을 전달하는 '조또(JOTTO)', 위트있는 제목과 주제의 '철학보다 무서운건 비비의 총알 (Blade)', 세상에 대한 그릇한 기준과 기존 시스템에 대한 반기를 주제로 한 '가면무도회(Animal Farm)'까지 발칙한 상상을 앞세웠다. 비비 특유의 발칙한 상상과 몽환적인 음색이 매력적인 곡들로, 단순한 콘셉트가 아닌 함축된 상징을 곳곳에 심어놓았다. 가사 역시 직설적이면서 세다.

비비는 "'어떤 앨범을 만들면 좋겠냐'는 말을 들었을 때 중독성 있는 단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행곡이 나왔으면 좋겠는 바람으로 만들다 보니까 하나만 정하기 어렵더라. 타이틀곡을 한 노래만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 '먹고 죽어도 네 개'를 외치며 4곡을 선정했다"며 "가사 수위가 높아 차트인은 어려울 것 같지만 하고 싶은 걸 해서 좋다"고 털어놨다.

비비, 사진출처=스타뉴스 DB

곡에 얽힌 에피소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비비는 솔직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신고하면 감옥에 갈 정도로 힘든 일을 당했다. 한번은 봐주지만 또 잘못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나쁜년' 가사를 열심히 썼다. 화를 안고 살아가시는 분들이 이 노래를 듣고 유연하게 풀어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따로 시사회를 가졌을 만큼 뮤직비디오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나쁜년'에는 배우 현봉식이, '조또'에는 배우 박정민이 출연했다. 비비가 직접 기획한 스토리는 여러 편의 뮤직비디오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누아르 콘셉트 앨범의 각 곡마다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했다. 날카로운 아픔, 그 속에서 공감되는 스토리텔링, 그리고 이어지는 긴 여운으로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비비가 직접 스토리 콘티를 기획하면서 모든 작업이 시작됐으며, 추후 웹툰이 제작돼 디테일한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목표 앞에서 비비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여지는 성적이 아닌, 사후까지 돌아봤을 때 무엇을 남겼는지를 말이다. 음악에 대한 열망이 깊은 아티스트라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던 대목이다. 비비는 "특정 장르 가수가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다. 엄청난 예술가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며 "아주 오래된 친구 같은, 반려견이자 자식같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우울할 때 비비 노래를 듣는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내가 죽을 때 많은 분들이 아쉬워할 정도의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비비의 정규 1집 'Lowlife Princess-Noir'는 18일 오후 2시 미국 동부 기준(EST)으로 0시 전 세계 동시에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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