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 울고 웃어" 비비, 첫 정규로 보여줄 파격·고수위 음악세계(종합) [N현장]

비비/필굿뮤직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비비가 '로우라이프 프린세스 누아르'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친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비비(BIBI) 첫 번째 정규 앨범 '로우라이프 프린세스 누아르'(Lowlife Princess-Noir) 발매 기념 뮤직비디오 시사회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비비는 신곡 '나쁜년', '가면무도회', '조또'의 뮤직비디오를 최초로 공개하고 새 앨범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비비는 '로우라이프 프린세스 누아르' 전곡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도맡으며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난다. 과감하고 거침 없는 스타일 속에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온 비비만의 음악세계가 고스란히 반영된다. 비비는 "오랜만에 새로운 곡을 내게 돼 떨리고 감격스럽다"라며 "준비한 지 너무 오래돼 실감이 안 나는데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앨범명은 직역하면 '하류인생 공주님'이라는 뜻이다, 내 안에서 뽑아낸 캐릭터"라며 "누아르가 붙는 이유는 이야기와 세계관이 누아르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앨범 절반이 타이틀인 건 한 곡만 정할 수 없어서"라며 "다 수위가 있는 곡이라 차트인은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노래로 돈 못 벌어도 괜찮다"라고 말한 뒤 웃었다.

비비/필굿뮤직 제공

필굿뮤직 수장 타이거JK는 소속 가수 비비의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타이거JK는 "앨범을 만드는데 2년 이상 걸렸다"라며 "비비가 작업을 할 때는 각 이야기의 캐릭터를 만들고 시나 소설, 영화로 만드는 고된 작업을 거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라며 "비디오를 구상하고 거기에 대한 사운드트랙 개념으로 곡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벽에 작업을 하다가 울기도 하고 캐릭터에 빠져서 미친듯이 웃기도 했다, 옆에서 목격하면서 신기했다"라며 비비의 새 앨범을 기대해달라고 했다.

앨범의 간판격인 타이틀곡은 '나쁜년'(BIBI Vengeance)이다. 파격적인 제목과 가사, 그 안에 새겨진 메시지들이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뮤직비디오 역시 씨네마급 스토리텔링으로 곡의 흡입력을 배가시킬 전망이다. 비비는 "힘든 일을 당했을 때 '나쁜년' 가사를 열심히 썼다"라며 "한 번은 봐주지만 또 잘못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썼다"라고 말했다. 이어 힘든 일에 대해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일인데, 신고하면 감옥가는 정도의 일을 당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화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이 노래 들으면서 유연하게 풀어가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본인 역시 작사, 작곡을 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비비는 "이 곡을 쓰면서 격분한 상태였는데 노래를 만든 후 해소가 돼 직접적 보복은 가하지 않았다"라며 "이런 식으로 풀어내는 것 같다"라고 했다.

'나쁜년' 안무는 아이키가 참여했다. 비비는 "처음에 곡을 만들면서 아이키가 바로 생각났는데, 언니가 당시에 한창 바쁠 때라 연락하려니 기회주의자 같더라, 그런데 내가 조금 그렇게 보여도 어쩔 수 없다 하고 전화를 했다"라며 "제안을 했더니 언니가 '너라면 무조건 한다'라고 하셔서 같이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니가 워낙 프로니까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디렉션 없이도 너무 잘 소화하더라, 이거 하려고 태어난 사람 같았다"라고 비인드를 전했다.

비비/필굿뮤직 제공

'조또'에는 배우 박정민이 출연해 눈길을 모았다. 비비는 "''지옥' 박정민의 팬이라 '뮤직비디오에 나와주면 좋겠다' 싶어 수소문 중이는데, 박정민이 DM '팬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다, 천재인 것 같다'라고 DM을 보내셨더라"라며 "'이건 운명이다' 싶어서 '존경합니다'라고 답장한 뒤 친해지고 출연을 제안했다, 당연히 하겠다고 나와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했다"라고 했다. 비비는 여러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것에 대해 "오감을 만족시키고, 들으실 때 지루하시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특히 그와 친한 예능 '여고추리반' 멤버들도 뮤직비디오를 보고 "영화 같다"며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비비는 이번에도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특히 작사는 단독 작사다. 비비는 "아마 OST가 아닌 이상 작사는 내가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한테 곡을 받으면 쓸모 없는 인간이 될 것 같다"라며 "나는 예쁘거나 노래를 잘하거나 춤을 잘 추는 사람이 아니라 작사, 작곡을 놓는 순간 별 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에 시달린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만드는 노래들이 항상 대중적이지 않은데 조금씩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했다. 타이거JK 역시 곡 제작에 대해 "많은 설득과 토론을 하지만 결국 비비가 표현하고 싶은 맥락이 중요해서 마음껏 표현하도록 했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비비는 "앨범이 어떤 장르라고 정의하지 못하겠다"라며 "어떤 장르가 아닌 이야기를 하는 사람,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며 "앞으로도 친구같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

비비/필굿뮤직 제공

이날 비비는 과거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번아웃을 호소하며 오열했던 일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비비는 "나는 도화지 같은 사람이라 누가 뭘 그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상황에 적응하려는 사람인데 그게 이제 과부하가 와서 힘든 상황이 오지 않았나 한다"라며 "예민한 사람인데 일 욕심도 많아서 스스로 과부하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3일 밤 새고 제정신 아닌 상태에서 라이브를 한 것인데, 그러다가 사달이 났다"라며 "사실 친구와 이야기 했어야 하는 일이지만 친구가 없어서 팬들에게 말했다, 부끄럽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비비는 이날 오후 2시, 미국 동부 기준(EST)으로는 0시 정규 1집 '로우라이프 프린세스 누아르'를 월드와이드 발매한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