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감옥갈 일 당해” 비비, 신곡 ‘나쁜년’에 담은 아픔과 분노[종합]

황혜진 2022. 11. 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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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JK
필굿뮤직 제공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가수 비비가 아픔과 분노를 담은 ‘나쁜년(BIBI Vengeance)’으로 컴백했다.

11월 18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비비의 정규 1집 앨범 'Lowlife Princess-Noir'(로우라이프 프린세스-느와르)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및 뮤직비디오 시사회가 열렸다.

비비는 데뷔 후 첫 정규 음반 발매를 앞둔 소감에 대해 "너무너무 떨리고 감격스럽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걸어보겠다"며 "사실 실감이 잘 안 난다. 이걸 준비한 지가 오래돼서 이게 나와도 내가 실감을 할 수 있을까 싶다"고 운을 뗐다.

이날 간담회에는 비비 소속사인 필굿뮤직의 수장이자 가수 겸 프로듀서 타이거JK도 참석해 비비의 컴백을 응원했다.

타이거JK는 "바쁜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비비가) 이 앨범을 만드는 데 거의 2년 이상 걸렸다. 비비가 앨범을 만들 때는 각 이야기에 대한 캐릭터를 만들고, 시나 소설, 그림처럼 이야기를 만든다. 굉장히 고된 작업이긴 한데 캐릭터 하나하나에 몰입해 비디오를 구상하고 거기에 대한 사운드트랙 개념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서 지켜보고 목격한 나로서는 너무 신기했다. 캐릭터에 너무 빠져 울기도 하고 가끔은 미친 듯 웃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본 내 입장에서는 앨범을 만들고 발매하고 공연만 하기에는 비비의 진짜 모습을 표현하기 힘들어 영화 시사회 같은 형식으로 비디오를 보여드리고 비비의 생각을 들려드리고 싶었다. 그러면 앞으로 비비가 표현하려는 언행을 더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바쁜 시간 내 주셔서 감사드리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비비는 신보명 'Lowlife Princess-Noir'에 대해 "직역하면 하류 인생 공주님이라는 뜻이다. 역설적인 단어다. 나 자신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에서 뽑아낸 캐릭터를 굉장히 잘 설명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모든 이야기와 세계관이 느와르 장르라고 생각한다. 검은 신세계 안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비비는 이번 정규 앨범 수록곡 절반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는 과감한 행보를 택했다. 비비는 "어떤 앨범을 만들면 좋겠냐는 말을 들었을 때 중독성 있는 단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행곡들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만들다 보니까 하나만 정하기 어렵더라. 타이틀곡 한 곡만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 먹고 죽어도 내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음원 사이트 차트인을 기대하냐는 MC 박지윤(방송인)의 질문에 비비는 "사실 수위가 다들 있는 곡이라 차트인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번에도 돈을 못 버는 것이냐는 박지윤의 농담에 비비는 "이번에 돈을 못 벌어도 괜찮다. 하고 싶은 걸 했으니까 괜찮다"며 웃었다.

‘나쁜년(BIBI Vengeance)’에는 비비가 최근 실제 경험한 사건에 대한 감정이 솔직하게 담겼다. 비비는 "내가 힘든 일을 당했을 때 이 가사를 굉장히 열심히 썼다. 네가 나한테 한 번 잘못한 건 봐주지만 다시는 봐주지 않겠다, 한 번 더 잘못하는 순간 내가 어떻게 해버릴 것이라는 말을 담아 썼다. 행동으로 옮기진 않았지만"이라고 밝혔다.

신곡 제목은 대중가요 제목이나 가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표현이다. 비비는 "난 이렇게 예술로써 표현하지만 표현이 어려운 분들이 계시지 않나. 화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힘든 일이 있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며 좀 더 유연하게 풀어가셨으면 좋겠다. '년'이라고 해서 여자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고 내가 '나쁜년'이 될 거라는 뜻이다. 나쁜놈, 나쁜년이 돼 보여주겠다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며 "누군가에게 속풀이 송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음악 방송 활동은 어려울 전망이다. 비비는 "방송 활동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놈과 년의 무게가 굉장히 다른 느낌인데 개인적으로 난 년이라는 단어가 너무 좋더라. 그래서 뭔가 이 곡으로 하여금 좀 더 쉬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좀 더 밝은 주제로 썼다면 그렇게 됐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내가 곡을 쓸 때 너무 화가 나고 격분한 상태였다. 그랬기에 해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 사람한테 직접적인 보복은 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말실수를 하는 걸 수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풀어내니까 그렇게 행동하지 않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예술 활동을 하지 않은 분들도 평소 분노가 끓어오를 때 이 곡을 듣고 해소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힘든 일을 당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었다. 신고하면 감옥 가는 정도의 일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조또'(JOTTO)에는 최근 '지옥'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사냥의 시간' 등에서 열연한 실력파 배우 박정민이 출연해 비비와 호흡을 맞췄다. 박정민은 비비에게 죽임을 당하는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비는 박정민의 팬이라 뮤직비디오 출연을 의뢰하고 싶었는데 개인적 친분이 없어 망설이다 개인 SNS DM(다이렉트 메시지) 창에 와 있던 박정민의 메시지를 발견했다.

비비는 "'안녕하세요. 배우 박정민입니다. 내가 비비님의 팬이라는 걸 그냥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비비 씨의 진짜 팬입니다'라는 DM이 와 있더라. '선배님 정말 팬입니다'고 말한 후 죄송하지만 남루한 내 뮤직비디오에 나와주실 수 있냐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죽는 역할이라 정말 죄송했다. 근데 박정민 배우 님이 맞으면 항상 영화가 잘되더라.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좀 했다"며 웃었다.

비비는 신곡 제목 '조또'(JOTTO)에 대해 "언어유희다. 한국어로는 아주 조금, 무척이나 라는 뜻도 있다. 보드게임에서는 체스 게임도 있다. 여러 가지 뜻이 있더라. 근데 약간 어디로 가도 위험한 길이더라. 그래서 'JOTTO'로 정해봤다

박지윤은 "내가 제작자였다면 더 설득을 했을 것 같다"며 "방송 생활 20년 만에 '나쁜년'이란 단어를 말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이것도 처음이다"고 농담했다.

다른 타이틀곡 '철학보다 무서운건 비비의 총알(Blade)’ 뮤직비디오 연출은 그간 타이거JK, 윤미래, 방탄소년단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를 만든 룸펜스 감독이 맡았다. 비비는 "개인적으로 가장 부끄러운 뮤직비디오 중 하나다. 비디오는 너무 좋은데 내가 춤추는 것만 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비는 지난 7월 SNS 라이브 방송 중 자신의 상황을 한탄하며 오열해 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당시 비비는 “누구도 내게 세수하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팬들은 내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모를 거다. 차라리 내가 가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와 관련 비비는 "누가 내게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본다면 도화지 같은 사람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상황에 따라 굉장히 많이 달라지는 사람이고 TPO에 열심히 적응하려는 사람인 것 같다. 너무 과부하가 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나 싶다. 상황 변화에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라 상황, 상황을 거치다 보니까 많이 예민해지지 않았나 싶다. 내가 일 욕심이 엄청 많아 스스로 엄청난 과부하를 시켰던 것 같다. 사흘 밤을 자지 않고 라이브를 켜서 말하다 그런 사달이 났던 것 같다. 이거 정말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비비는 "이걸 친구랑 영상통화로 했어야 하는데 내가 친구가 없어가지고. 그러다 보니까 팬들이랑 (라이브)를 할 때 했다. 내가 아직 유명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MC 박지윤은 "내가 봐도 그런 것 같다. 또 그런 순수성이 비비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고 공감을 표했다.

어떤 아티스트로 남고 싶냐는 물음에 비비는 "아주 오래된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또 친한 친구, 내가 키우는 강아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명료하면서도 되게 어려운 것 같다. 팬 분들이 우울할 때 난 비비 노래를 꺼내 듣고 본다는 얘기를 할 때 너무너무 행복하다. 또 내가 죽을 때 아쉬워해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별이, 좋은 아티스트가 죽었다며 아쉬워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멋지고, 대단하고, 손에 닿을 수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얻고 싶은 수식어에 대해서는 "되게 도화지 같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싶다. 어떤 사람이라는 말보다 뭐든 사람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또 내가 그런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고 밝혔다.

비비는 신곡 가사, 뮤직비디오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모습에 대해 "야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도발하고 '우~' 하는 게 아니고 굉장히 다정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모든 것들이 치우쳐 있지 않나. 두 가지 다 보여드릴 수 있고, 원초적인 날 보여주고 싶었다"며 "모든 것이 다 내 모습이고 또 그 누구도 내가 아니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비비는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계속 사랑할 거다. 그리고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 기사를 봐주실 여러분한테도 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정말 사랑한다"고 전했다.

비비의 신보 'Lowlife Princess-Noir'는 18일 오후 2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 정유진 noir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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