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차지한 공화, 바이든 일가 조사 예고…아들 집중 겨냥

이본영 2022. 11. 18. 12: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에 대한 대대적 조사 계획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로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게 된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 일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예고하며 관련 자료 확보에 착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협치’ 제안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강공을 예고하면서 내년 초 개원하는 새 의회는 치열한 공방전 무대가 될 전망이다.

차기 하원 감독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제임스 코머 감독위 간사 등 공화당의 하원 지도부는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바이든 대통령과 그 아들 헌터 등에 대한 광범위하고 철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코머 의원은 “제118대 의회는 그 가족의 외국 파트너들과 조 바이든의 관계, 그가 외국의 돈이나 영향에 휘둘리거나 그런 것들과 타협하는 대통령인지 평가할 것”이라며 “이는 바이든에 대한 조사이고, 감독위가 차기 의회에서 초점을 둘 분야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코머 의원은 “우리는 바이든 일가 중 특히 헌터 및 조 바이든과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에 대한 소환장 발부를 예고한 것이다. 또 정부 부처들에 바이든 일가에 대한 자료 제출도 요청했다고 했다. 그는 헌터의 수상한 자금 거래에 대한 자료는 확보한 상태라며, 이날 재무부에 바이든 일가의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수상한 자금 거래 기록 제출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일가의 자금 거래와 관련해 재무부 금융범죄국이 백악관과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도 밝히라고 요구했다.

공화당은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상대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일 때 이용한 전용기 및 전용 헬리콥터에 실은 물품 목록, 당시 그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헌터와 한 통신 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코머 의원은 최근 몇년간 미술가로 활동한 헌터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한 갤러리 소유주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헌터가 백악관과 연락한 게 있는지, 작품 가격은 어떻게 논의됐는지 알아보고, 전시회 방문자와 작품 구매자 명단도 조사하겠다고 했다.

코머 의원은 바이든 일가와 관련된 의심스러운 은행 거래가 100여건이 있다며, 내부고발자도 여럿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전부터도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에 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해왔다. 헌터가 아버지가 부통령일 때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의 사외이사로 앉아 월 5만달러(약 6700만원)씩 챙긴 것에 아버지의 배경이 작용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공화당은 2020년 대선 때 본격적으로 불거진 헌터 관련 의혹을 본격적으로 조사하려고 했으나 소수당 처지라 한계가 많았다. 이제 하원 다수당이 되면 자료와 인물에 대한 소환권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조사할 수 있게 된다.

차기 하원 법사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짐 조던 의원도 기자회견에 나와 연방수사국(FBI)의 정치화 문제를 파헤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연방수사국에 보수파에 대한 부정적 편향이 팽배하다며, 여러 연방수사국 직원들이 공화당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집계가 최종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화당이 하원 과반 기준인 218석을 확보하자 성명을 내어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시되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축하를 전하고 국정 공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바로 이튿날 바이든 대통령 일가에 대한 대대적 조사 계획을 밝히면서 치열한 대결을 예고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헌터는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해왔다. 백악관 쪽은 공화당 지도부의 기자회견에 대해 “물가 잡기 등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협력하는 대신 오래전에 틀린 것으로 밝혀진 음모론으로 가득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시엔엔>(CNN)에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정치적 공격 때문에 미국인들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을 하는 데서 주의를 뺏기지 않을 것이며, 공화당이 시간과 자원을 정치적 보복에 낭비하는 대신 우리와 함께 여러 문제를 다루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워싱턴/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