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주 만에 다시 고강도 도발…'확장억제' 무력화·핵 위협 유지 의도

서재준 기자 2022. 11. 1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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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ICBM 발사…"맹렬하게 대응" 최선희 담화 후 단행
'확장억제' 반발과 무력화에 집중…'핵무력' 강화 행보 고도화 예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이 2주 만에 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고강도 도발'을 재개했다. 한미의 확장억제의 '무력화'를 의도하면서 연내 '7차 핵실험' 카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메시지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8일 오전 10시15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이 ICBM은 한 시간 넘게 비행한 뒤 오전 11시20분쯤에 일본 홋카이도 인근 무인도의 서쪽 약 210km 지점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3일 단행된 ICBM 발사에 이어 약 2주 만에 재개된 고강도 도발이다. 그리고 지난 13일 한미, 한미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무력도발 및 북핵 대응 강화와 군사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 뒤 단행된 것이기도 하다.

북한의 ICBM은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개발한 대표적인 핵 투발 수단이다. 북한이 한미일 3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침이 천명된 뒤 이를 발사한 것은 고도화된 핵능력 과시로 확장억제가 무의미하다는 메시지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발사된 ICBM은 비행 중 탄두부와 추진체를 분리하는 '단 분리'가 2단계까지 진행됐지만, 최종적으론 '정상 비행'에 실패해 동해상으로 낙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신형 ICBM인 '화성-17형'을 발사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7일 보도에서 '화성-15형'의 사진을 공개하며 "국방과학원의 요구에 따라 적의 작전 지휘 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라고 밝혀 단 분리 후 추락이 '의도된' 발사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당시 주장대로라면 이날 발사된 ICBM은 지난 3일 발사에서 실험한 기술을 온전히 적용해 발사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때문에 이번 ICBM 발사가 대외 위협 메시지 발신에 방점이 찍힌 발사인지, 신형 ICBM의 성능을 시험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는 것인지는 당장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이와 무관하게 외부적으로 북핵 위협을 증가시키는 수순을 밟으려는 의도 자체는 선명해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7년에도 잦은 ICBM 발사와 핵실험을 번갈아 진행한 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3월부터 수시로 ICBM을 발사하는 상황이 '7차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단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을 당초 지난 10월16~11월7일 사이로 전망했다. 북한이 중국의 당 대회 직후, 미국의 중간선거 전에 핵실험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해당 기간 안에 핵실험이 단행되지 않자 다시 급격하게 핵실험 가능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북한의 결정은 알 수 없으나, 북한은 일단 ICBM 연쇄 도발로 북핵 위협의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북한의 핵실험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는 분석을 제기하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북한이 2017년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해 기술적 능력의 완성을 과시했고, 올해는 '핵무력 정책'의 법제화를 통해 핵기술 개발보다 '핵무기 사용'을 위한 제반 조건 구축에 더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북한의 핵실험보다 '실전화된' 핵미사일의 위협 강도가 더 높은 것이 지난 2017년과의 결정적 차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연내 핵실험은 단행하지 않더라도 강도 높은 '핵무력' 도발은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특히 북한이 ICBM 개발의 전진기기인 서해 위성발사장의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이 공사가 끝나면 다시 고도화, 다각화된 ICBM 성능을 과시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북한은 '강 대 강' 대응을 천명하며 한미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만 자신들의 입장도 바뀔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북한의 도발 국면이 잦아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이 이번 주 한미의 정상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을 묵인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 역시 북한의 도발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은 한미, 한미일 정상의 '확장억제 강화' 방침 천명 후인 지난 17일 담화에서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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