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發’ 중동특수 가능성 높다…정부 후속조치 착수

황재성기자 2022. 11. 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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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오른쪽부터) 등이 차담회를 통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출처 spanews 인스타그램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어제) 방한하면서 풀어놓은 선물보따리가 260억 달러(약 38조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1970년대 한국 경제의 도약을 이끈 ‘중동 특수’가 재현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중동 건설시장이 올해보다 두 자릿수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정부도 사우디 발 중동특수를 현실화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고유가에 올해와 내년 중동건설시장 성장률 1위

18일 해외건설협회가 입수한 글로벌시장조사기업 ‘IHS Market’의 10월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세계건설시장은 각각 3.9%와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의 경우 7월까지만 해도 5.0% 성장을 기대했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위축과 인플레이션 압박 등으로 인해 1.1%포인트(p) 하향 조정되며 13조4446억 달러 규모에 머물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내년은 세계 각국의 공공인프라 우선 정책과 고유가 지속에 따른 중동 산유국의 발주 환경 개선, 코로나의 엔데믹 전환 기대에 따른 건설시장의 정상화 등으로 인해 올해 대비 4.0% 성장한 13조982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지역 성장세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올해의 경우 전체 지역의 연간 전망치가 7월보다 10월에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중동만큼은 7월 전망치(10.2% 상승)보다 1.8%p 더 커진 12.0%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중남미(지난해 대비 예상 상승률·10.9%)나 북미·태평양(7.8%) 아프리카(7.4%) 아시아(2.7%) 유럽(0.5%) 등을 크게 웃돈다.

내년에도 중동은 올해보다 14.4% 커지면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반면 나머지 아프리카(8.2%) 중남미(7.4%) 아시아(4.5%) 북미·태평양(2.6%) 유럽(0.8%) 등은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분석됐다. 고유가 기조가 원인이다.

● 사우디 정부와 공동세미나 개최 등 후속조치 착수

사우디 발 특수를 현실화하기 위한 정부의 후속작업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28~29일 이틀 동안 우리나라에서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이하 ‘사우디 주택부’)와 공동으로 국내에서 ‘한-사우디 주택협력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두 나라 정부가 공동 세미나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원팀코리아’가 이달 초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협의가 시작됐고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최종 확정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토부와 사우디 주택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양국의 관계기관과 관련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신도시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및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관련 정보 공유와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스마트시티와 주택 분야의 기업 교류의 장도 마련된다.

국토부는 또 내년에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을 초청해 사우디 교통물류부와 미래형 교통수단(모빌리티) 개발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공식 사절단 및 전문가의 인적 교류와 워크숍, 공동연구, 기업교류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협력방안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자율차나 전기·수소차 등 미래형 교통수단의 협력범위를 세분화해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 현대로템이 체결한 철도 MOU의 의미

한편 국토부는 17일 오후 늦게 네옴시티와 관련해 이날 체결된 현대로템의 철도 협력 MOU와 삼성물산의 모듈러주택사업 MOU의 배경과 의미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사우디 투자부와 체결한 네옴 철도 협력 MOU는 크게 3가지가 핵심이다. ①사우디 디젤기관차를 대체할 수소 기관차의 공동개발 ②노후화된 사우디 유지보수기지 현대화와 차량 유지보수 ③사우디 내 차량 현지 제작공장 설립 등이다.

국토부는 이번 MOU 체결로 인해 현대로템이 올해 말로 예정된 네옴시티 차량 발주 입찰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고속철도 차량 480량과 메트로(지하철) 차량 160량, 전기기관차 120량 등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3조 6000억 원에 달한다.

삼성물산과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체결한 모듈러주택사업 MOU는 사우디 내에 모듈러주택 제작에 필요한 건설기술과 공급망 구축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삼성물산은 사우디에서 모듈러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PIF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나 키디야 등 주요 프로젝트에 진출할 방침이다. 특히 네옴시티와 관련해선 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임직원 숙소 1만 채(40억 달러·5조 3600여억 원)를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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