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에브리싱'이 휩쓴 건설업계…수주 기대감 '활활'

김서온 2022. 11. 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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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부르즈 칼리파' 지은 삼성물산, 네옴 선발대 현대건설 '눈길'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중동 지역 발주 환경 개선과 네옴(NEOM) 관련 발주 증가로 건설업계가 한껏 들뜬 모습이다. 특히, 모든 게 가능한 남자 '미스터 에브리싱'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으로 수주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사업 기회 확장을 노리는 기업들로 분주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빈 살만 방한에 맞춰 열린 양국의 투자포럼에는 조 단위 사업이 포진해 있는 여러 산업군에서 계약과 양해각서(MOU) 26건 체결되며 제2의 중동붐을 실감케 했다.

이 가운데 6건은 한국 민간 기업과 사우디 투자부 간, 17건은 공기업이 포함된 한국 기업과 사우디 기관·기업 간, 3건은 사우디가 투자한 기업(에쓰오일)과 국내 건설사들 사이에 맺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울산 2단계 석유화학 사업(샤힌 프로젝트)을 추진하는 에쓰오일이 국내 건설사 3곳(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과 체결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은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로 꼽힌다.

또한, 사우디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도 국내 기업들이 사우디 정부·기업과 잇달아 계약과 MOU를 맺었다. 한국전력·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포스코·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예정 사업비가 65억 달러(약 8조5천억원)에 달하는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다.

별도로 삼성물산은 PIF와 네옴시티에 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임직원 숙소 1만 가구를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관련 MOU를, 대우건설은 가스·석유화학 에너지 분야에서 사우디와의 사업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네옴시티 '더 라인'. [사진=하이투자증권]

사우디 왕세자 방한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또는 진행 중인 굵직한 사업에 이름을 올린 국내 건설업계의 기대감은 이미 정점에 달했다. 우선 한화 약 12조원을 투입해 건설하는 1.4GW 규모의 원전 2기 사업은 지난 5월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으로부터 원전 건설 입찰 참여요청서를 받았다.

국내 기업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아랍권 첫 상업용 바카라 원전을 건설한 것이 긍정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가동 중인 이 바카라 원전을 건설한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다.

또한, 사우디가 공들여 준비하고 있는 네옴 프로젝트도 일찍이 건설업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 43배 크기인 2만6천500㎢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탄소제로 친환경 스마트 미래 도시를 짓는 사업으로, 세계 최대 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꼽힌다.

네옴시티 '트로제나'. [사진=하이투자증권]

사업비는 5천억 달러(663조)로, 네옴시티는 총길이 170㎞에 달하는 자급자족형 직선 도시 '더 라인'과 바다 위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대규모 친환경 산악 관광 단지 '트로제나'로 구성되며, 높이 500m에 세계 최대 너비를 갖춘 쌍둥이 빌딩도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1차 완공을 목표로 오는 2025년 도시에 필요한 토목과 건설, 상하수도, 관개시설 등 대규모 입찰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네옴시티 건설 수주를 위해 정부가 합동 지원단을 꾸려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관련 기업체와 사우디를 방문해 주요 발주처를 대상으로 열띤 구애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대형건설사가 대거 참여했다.

수주를 목전에 둔 건설사들의 전망도 덕분에 밝다. 하이투자증권은 네옴시티 수주 선두에 선 현대건설의 내년 수주액을 5조8천억원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네옴시티 옥사곤 항만(5천억원), 스파인(Spine) 프로젝트(박스터널, PC) 등에 입찰했거나 입찰 중이다.

네옴시티 '옥사곤'. [사진=하이투자증권]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네옴시티 관련해 연간 1조5천억원~2조원 규모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수주의 단기적 성과 확인과 장기적 해외원전 수출, 사우디 네옴 신도시 수주 기대감이 장기적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의 선전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의 '부르즈 칼리파' 건설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데, 이를 살려 향후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된 초고층 빌딩 뿐만 아니라 다수의 주택, 플랜트 사업 수주가 유력하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지 개발 사업과 인프라 확장 공사 등에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 강화에 뜻을 함께하면서 협업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산유국의 경우 균형재정 유가 대비 시장 유가가 높을 때 발주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동안 유가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중동시장 발주가 확대되면서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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