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한국 리더십 기대, 빅테크 기업에 휘둘리지 말아야”

2022. 11. 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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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정책 전문가 로슬린 레이튼박사, 한국 국회에 의견서 전달
-“한국 세계 최고 인터넷 국가, 정책적 리더십 전세계가 기대”
-“한국 국회, 빅테크 압력에 단호한 입장 보여야” 강조
[123rf, 망고보드]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빅테크 기업의 위협과 압력에 한국 국회가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세계 최고 인터넷 국가인 한국이 이른바 ‘망 무임승차 방지법’을 추진해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한국 국회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로슬린 레이튼〈사진〉 미국 포브스지 시니어 칼럼니스트 겸 덴마크 올보르대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입법 논의 중인 ‘망 무임승차 방지법’과 관련해 한국 국회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했다. ‘망 무임승차 방지법’은 구글, 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의 국내 망 무임승차를 방지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법안이다.

빅테크 ‘망 무임승차’ 전 세계서 골머리…“한국의 정책적 리더십 기대”

레이튼 박사는 빅테크 기업의 ‘망 무임승차’ 문제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이 한국과 동일한 문제에 씨름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은 3000억 유로의 자금 부족 겪고 있고,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 등에선 네트워크 설치와 유지에 필요한 자금을 만회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면 구글 등은 통신사업자(ISP)의 네트워크를 무료 혹은 할인된 가격에 사용하면서 거대 기업을 성장하고,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레이튼 박사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국가로서, 망 무임승차 방지법 입법을 통해 선제적인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좋은 것이 곧 전 세계에 좋은 것”이라며 “세계가 한국의 정책적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특히 한국 국회의 단호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국회는 빅테크에 휘둘려선 안 된다”며 “빅테크 기업들과 그 대리인들의 위협, 압력, 영향력에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특별한 사업적 목표를 가진 기업과 그 대변인들의 노력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책적 검토를 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로슬린 레이튼 덴마크 올보르대학 박사 [포브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 [123rf]
“구글, 유튜버 동원한 초국가적 전략…로비 시도도”

레이튼 박사는 입법가를 압박하는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행태도 꼬집었다.

그는 “구글은 개별 정부에 도전하고 정책 입안가들은 압박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안에서도 구글은 자사 이익을 위해 미 국무부와 대사관을 통해 로비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자사 선호정책을 주장하기 위해 지지세력을 동원한다”며 “유튜버 동원도 그런 전략으로, 망 무임승차 방지법이 통과될 경우 크리에이터 수익을 줄이겠다는 식으로 협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레이튼 박사는 망 이용료를 지불할 경우 유튜버의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구글을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구글은 한국에서 검색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며 “그 고객은 삼성, LG, KT, SK텔레콤 등 대형 광고주로 만약 구글 사업 비용이 늘어날 경우 이들 기업 기업이 부담을 더 가지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빅테크 기업의 수익에 비해 자체적인 인프라 투자는 극히 미미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레이튼 박사는 “빅테크 기업들은 2020년 국제적으로 약 6조 달러 수익을 창출하지만 이 금액 중 네트워크 인프라로 분류될 수 있는 분야의 투자액은 전체 매출의 1% 미만 수준”이라며 “반면 ISP의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비는 그 20~30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레이튼 박사는 미국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서도 ‘망 무임승차 방지법’이 중대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고문에서 그는 “한국 국회는 인터넷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가 자신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네트워크를 계속 업그레이드 해야함을 인식하고 있다”며 “일부 빅테크는 지금까지 이런 서비스를 무료로 즐겼지만 이젠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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