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가진 나를 괴롭혀”… 복수심으로 똘똘 뭉친 ‘나쁜 남자’

박세희 기자 2022. 11. 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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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나의 불명예스러운 지위를 뛰어넘으리라."

뇌성마비를 앓는 고등학생 '리처드'는 장애 때문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이렇게 다짐한다.

뛰어난 책략가이자 야심가의 면모를 지닌 리처드는 여자친구나 자신의 장애까지 이용해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 한다.

학창시절 따돌림을 겪은 적이 있다는 그는 "리처드의 행동이 이해하기 힘들 만큼 나쁘지만 '장애를 가진 그가 학생회장이 되려면 이런 방법밖에 없겠구나'라고 생각하면 공감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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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틴에이지 딕’ 하지성

“장애인의 편견 깨는 작품”

“지금부터 나의 불명예스러운 지위를 뛰어넘으리라.”

뇌성마비를 앓는 고등학생 ‘리처드’는 장애 때문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이렇게 다짐한다. 그 수단이 되는 것은 ‘학생회장’이라는 지위. 리처드는 학생회장이 된 뒤 자신을 괴롭힌 이들에게 ‘복수’하겠다고 다짐하고, 회장이 되기 위한 자신만의 전략을 하나하나 펼쳐나간다.

미국의 극작가 마이크 루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틴에이지 딕’(사진)의 주인공 리처드는 연극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장애인 캐릭터 리처드 3세를 미국의 고등학생으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뛰어난 책략가이자 야심가의 면모를 지닌 리처드는 여자친구나 자신의 장애까지 이용해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 한다.

리처드 역은 실제 뇌병변 장애가 있는 배우 하지성이 맡았다. 최근 국립극장에서 만난 하지성은 “장애인은 항상 선하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식으로 표현돼왔는데 리처드는 그런 편견을 깨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학창시절 따돌림을 겪은 적이 있다는 그는 “리처드의 행동이 이해하기 힘들 만큼 나쁘지만 ‘장애를 가진 그가 학생회장이 되려면 이런 방법밖에 없겠구나’라고 생각하면 공감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야심가인 리처드는 ‘나쁜 남자’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도 이용한다. 리처드의 여자친구 ‘앤’ 역을 맡은 배우 김가린은 “최고의 무용수를 꿈꾸는 학교 퀸카다. 개인적인 불행을 겪으며 본인을 용서하지 못하는데 리처드에게서 비슷한 점을 발견하고 사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가린은 “‘틴에이지 딕’은 장애인이나 여성 등 소수자를 연약하게 그리지 않고 똑같은 사람으로 본다”면서 “극을 보고 나면 장애나 여성에 대해 생각해온 부분들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부터 13년째 휠체어를 타고 연기해온 하지성은 “어눌한 발음 등 장애인 배우로서 고민되는 부분들이 많다”면서도 “연기는 제 삶의 일부다.앞으로도 계속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틴에이지 딕’은 무장애(Barrier-free) 공연으로, 수어 통역과 음성 해설, 문자 통역 등이 준비된다.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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