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rd SRE][기고]설상가상(雪上加霜)에서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변화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김은기 수석연구위원
그러나 연말 단기자금시장 안정에도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는 다른 문제이다. 왜냐하면 금리 상승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한 해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금리 변동성을 확대시켰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회사채에 대한 수요 감소로 회사채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결국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는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다가오는 12월 미국 FOMC 회의에서 방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준금리 인상 폭이 시장의 예상대로 75bp가 아니라 50bp로 인상 폭이 줄어든다면 채권시장은 내년 1분기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될 것이다.
2023년 1분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면, 2023년 회사채 금리 패턴은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형태가 나타날 것이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 후반부에 진입할 때 그 동안 과도하게 선반영된 금리와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세로 전환됐다. 또한 2023년 초에는 연초효과(1~2월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라는 말과 같이 올해 연말 높아진 회사채 스프레드 레벨이 회사채 투자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펀더멘탈 저하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시기의 고점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확대된 회사채 스프레드라면 리스크에 대한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반영된 레벨이라고 판단된다. 2023년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둔화가 채권시장 내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금리 수준은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상반기에는 3년물 위주의 회사채 투자에서 하반기에는 5년물 이상의 장기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2023년 회사채 금리가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패턴을 보이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회사채 발행시장 여건이 개선되는 점입가경(漸入佳境)의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2023년에도 다양한 변수로 인해 회사채 발행은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2022년 하반기 회사채 발행시장 위축으로 2023년 연초(1~2월) 회사채 발행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연초 회사채 발행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 지속되면서, 회사채 발행은 과거 연초와 같이 활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점입가경이라는 말과 같이 회사채 금리가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회사채 발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상반기에는 회사채 만기를 3년물 위주로 발행하되, 하반기로 갈수록 5년 이상의 장기 회사채 발행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회사채 발행은 AA등급 이상의 우량 등급 위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비용이 크게 상승하면서 차입금이 많은 저신용 기업들의 금융비용/EBITDA 1배 미만으로 하락하는 기업들이 증가할 것이다. 회사채 발행시장은 AA등급 이상의 우량 등급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겠지만, ‘동 틀 무렵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이 있듯이 A등급 이하 저신용 회사채에 대한 조달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A등급 이하 기업들은 내년에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울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박정수 (ppj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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