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치치와 요키치, 역대 ‘탑 10’급 가능할까?

김종수 2022. 11.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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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월튼, 밥 쿠지, 피트 마라비치, 릭 베리, 존 하블리첵, 제리 웨스트, 케빈 맥헤일, 래리 버드, 존 스탁턴, 마크 프라이스, 토니 쿠코치, 제이슨 윌리엄스, 마누 지노빌리, 스티브 내쉬, 덕 노비츠키 등 NBA에서는 시대별로 뛰어난 백인 선수들이 활약해왔다. 워낙에 흑인의 비중이 큰 스포츠인지라 양과 질적으로 밀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열거한 이들은 빼어난 기량에 자신들만의 개성을 앞세워 경쟁력을 가져갔다.


NBA 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논쟁 중 하나는 쟁쟁했던 스타들의 역대 랭킹이다. 특히 ‘탑 10’은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주제다. 1위 마이클 조던을 제외하고는 정해진 순위가 없을만큼 매체별로, 팬마다 의견이 다양하다. 대체적으로 카림 압둘자바, 매직 존슨, 래리 버드, 르브론 제임스에 고대 괴수 윌트 체임벌린과 빌 러셀이 10위권 안에 안정적으로 언급되는 가운데 나머지 자리를 놓고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팀 던컨,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등이 경계선에서 자주 언급되며 스테판 커리 역시 셋과 대등한 위치 혹은 가까이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빈 듀란트같은 경우 앞으로 커리어를 어떻게 보강하느냐에 따라 경쟁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서도 알 수 있는 것은 기타 순위에 이름을 올린 케이스는 상당수 있겠으나 탑10에 언급되는 백인선수로는 래리 버드 한명뿐이다는 사실이다.


오랜시간 함께 해오기는 했지만 NBA 역사에서 흑인 외 인종은 높은 벽을 넘어서기가 쉽지않다. 동유럽의 전설로 불리는 아비다스 사보니스가 젊은 시절부터 NBA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정일뿐이다. 버드 이후 어떤 백인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지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NBA에서는 역대급으로 좋은 백인 선수들이 대거 활약하며 그 어느때보다도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는 모습이다. 루카 돈치치(23‧201cm), 도만타스 사보니스(26‧211cm), 니콜라 요키치(27‧211cm) 등이 대표적이다. 당장 저 셋이 함께 뛴다고 가정하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를 기대케한다.


순수하게 백인 조합만으로 그런 팀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역대 어떤 시대를 돌아봐도 쉽게 그려지지않는다. 그만큼 현재 NBA에서의 백인 파워는 그 어느때보다도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각각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세르비아 국적으로 비 미국인들이지만 그건 미국 팬들에게나 아쉬운 요소일뿐 타국 팬들 입장에서는 아무 상관없는 조건이다.


특히 리그 최고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는 돈치치와 요키치는 기량적인 부분은 정상급으로 평가받고있는 만큼 커리어에서 우승, 수상실적 등을 쌓아나간다면 버드 이후 아무도 넘보지못한 영역에 다가갈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다. 여전히 그렇게 될 확률보다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아보이지만 한창 젊은 나이임을 감안했을 때 꾸준히 몸관리를 잘해나가는 가운데 어느 정도의 운(동료복 등)까지 따라준다면 그렇게 되지 말란법도 없다.

 

 

현 백인 선수 중 커리어적인 부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인물은 단연 요키치다. 그는 ‘백인 센터는 리그를 지배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트려버린 인물이다. 그간 백인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낸 쪽은 포인트가드, 슈터, 스윙맨 등이다. 골밑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도 많았지만 주로 투쟁심 위주로 플레이하는 감초 역할이 대부분이었을뿐 메인은 많지 않았다. 하물며 최고라는 수식어를 받는 백인 센터는 없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데로 아비다스 사보니스는 전성기를 NBA에서 보내지않아 상당 부분에서 가정일뿐이고 대부분이 흑인 센터에 비해서 사이즈는 비슷해도 운동능력, 기동성, 테크닉 등에서 현저히 한계를 드러냈다. 2m를 훌쩍넘는 키로 높이 뛰고 빨리 달리고 순발력까지 탁월한 케이스는 사실상 비흑인 인종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덴버 너게츠 간판스타 요키치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기존 백인 센터의 약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유럽무대에서 뛸때는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NBA 흑인 센터들과 비교해 운동능력이 떨어지는지라 기동성, 수비문제 등을 겪기도 한다. 빠르게 달리지 못하고 순발력있게 점프할 수 없다는 점은 한팀의 주전 빅맨으로서 치명적 결점이다.


하지만 요키치는 다른 장점을 통해 이같은 약점을 커버하며 NBA 최고의 센터중 한명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는 매우 영리하고 다재다능하다. 넓은 시야와 센스를 바탕으로 경기 내내 팀 동료를 살려주는 패스를 뿌려댄다. 단순히 패싱능력을 겸비한 수준이 아닌 어지간한 1번 수준의 기술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큰 신장을 바탕으로 넓게 코트를 바라보고 플레이하는지라 센터의 신체적 장점까지 더해 가드급 패스를 보여준다. 미들라인 인근에 자리를 잡은채 묵직하게 스크린을 걸어주며 뛰어들어오는 동료에게 기가막힌 타이밍에서 패스를 넘겨줘 컷인 플레이를 만들어 주는 것을 비롯 빈자리를 놓치지않는 킥 아웃 패스를 통해 외곽슛을 유도한다.


동료의 위치와 이동방향까지 계산해 속도를 조절하면서 패싱 플레이를 펼치며 한 술 더떠 리그 최고의 포스트업 스킬까지 갖추고 있다. 힘과 사이즈는 물론 거기에 더해 기술과 유연성을 겸비한지라 마음먹고 치고 들어가면 일대일로 감당할 선수는 많지 않다. 더불어 정확도 높은 3점슛 능력까지 겸비한지라 현리그 최고의 센터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현재 요키치는 백인 선수로는 역대급으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있다. 다수의 올스타, 퍼스트팀 선정에 더해 최근 2년 연속으로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다재다능한 선수답게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에서 누적기록을 쌓아가고있는데 특히 트리플 더블같은 경우 벌써부터 역대 순위에 올라가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추가될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에 미치지는 못하고있으나 올시즌 역시 평균 20.8득점, 8.9어시스트, 9.5리바운드, 1.5스틸로 순항중이다.

 


돈치치같은 경우 흑인, 백인을 떠나 역대급 천재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1~3번까지 모두 가능한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인데다 데뷔하기 무섭게 첫해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유럽출신으로서의 리그 적응문제같은 것은 전혀 겪지않은 모습이다. 외려 갈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3시즌간 꼬박꼬박 평균 20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1스틸 이상을 해냈다.


4년차를 맞는 올시즌에는 그야말로 포텐이 제대로 터진 모습이다. 평균 34.4득점(전체 1위), 7.8어시스트(7위), 8.8리바운드, 2.1스틸(2위)로 그야말로 괴물같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 채 소속팀 댈러스가 플레이오프 정도만 진출해도 강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막 데뷔할 때만해도 10대 때부터 유럽리그서 뛰어온 돈치치가 NBA에서도 통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테크닉, 경기 경험 등은 동나이대 최고 수준이었지만 괴물같은 신체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즐비한 NBA를 기준으로 할 경우 스피드, 운동능력, 탄력 등에서 지극히 평범했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강점으로 꼽혔던 BQ, 기술적 완성도 등은 뛰어난 수준을 넘어 노련한 베테랑을 연상시켰으며 정신력이나 투지도 높았다. 정통파는 아니지만 팀내에서 1번을 맡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시야가 넓고 패싱센스가 빼어났다.


순수 스피드 자체는 빠르다고 할 수 없지만 힘과 바디밸런스가 워낙 좋은지라 순간적인 속도조절을 통해 수비를 떨쳐내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부딪혀가며 슛을 성공시킨다.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을 올리는 것을 비롯 다양한 패싱게임의 중심에 서있는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르브론 제임스가 연상된다는 평가도 적지않다. 실제로 팀내 비중을 감안했을 때 과언으로 들리지않는다. 신인왕 외에는 아직까지 굵직한 타이틀은 없지만 베테랑급 면모를 보이면서도 이제 23세에 불과한지라 향후 어떤 커리어와 누적기록을 쌓아나갈지 짐작하기 쉽지않다.


요키치와 돈치치는 현 시대 최고의 선수중 이인이며 버드 이후 정말 오랜만에 나온 대형 백인스타다. 워낙 꾸준한 선수들이라 부상 등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적지않은 누적기록이 예상되며 그 과정에서 상당수 개인 타이틀도 따라붙을 듯 보인다. 하지만 탑10급 선수로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팀 우승이 중요하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자신의 팀을 얼마만큼 바꿔놓을 수 있느냐에 따라 후대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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