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고향의 봄

정낙선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2022. 11. 1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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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그 속에 살던 사람들의 갖가지 사연과 어우러져'고향'이라는 단어로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고향의 봄'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위안과 즐거움을 주는 건 노래 말 구절구절 표현된 고향의 모습이 우리네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도 우려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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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낙선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원수 작사 홍난파 작곡의'고향의 봄'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겨 부르는 국민 동요이다.'고향의 봄'이 민족의 노래가 된 데에는 우리가 과거 아픈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엔 고향이 곧 나라였고, 고향에 대한 향수는 잃어버린 우리나라의 정서와 맞닿아 있었다. 그리고 해방 뒤 6.25 전쟁을 겪으면서 고향을 떠나 살 수 밖에 없었던 수많은 이재민들은 애국가보다 이 노래를 먼저 부르며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했다.

개나리·진달래로 온 마을을 수놓는 봄, 푸른 들과 우거진 수풀의 여름, 황금벌판과 울긋불긋한 단풍의 가을,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정결한 겨울.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그 속에 살던 사람들의 갖가지 사연과 어우러져'고향'이라는 단어로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고향의 봄'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위안과 즐거움을 주는 건 노래 말 구절구절 표현된 고향의 모습이 우리네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도 우려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답고 옛 추억이 서린 우리의 정겨운 고향이 머지않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저출산·고령화와 수도권 인구 집중화로 인해 농업·농촌을 중심으로 한 지방소멸 위기가 초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감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전국 시군구)은 2017년 12곳에서 2047년 157곳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불과 30년 사이 인구소멸 지역이 13배 이상 증가해 향후 대도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시군구가 소멸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매년 1조원을 투입해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지원한다지만 한국의 지방소멸 위험도는 굉장히 위급한 단계라는 점에서 지역실정에 맞는 세밀한 정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지방소멸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에 앞서 먼저 각 지역의 특성부터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 이런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묘책은 무엇일까?

다행히 지방소멸과 지자체들의 재정 위기가 현실화되기 직전 구원투수와 같은 제도가 도입됐다. 바로 내년 1월 본격 시행되는'고향사랑기부제'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자신)이 거주하는 주소지 이외의 지자체(고향 등)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그 기부금을 주민복리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는 세제 혜택과 함께 기부액의 일정액을 답례품(지역 농축산물 등)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10만원을 기부하면 전액 세액 공제를 받고 거기에 3만원 상당의 답례품까지 받을 수 있다. 사실상 10만원을 기부하면 13만원의 혜택을 받는 셈이다. 우리보다 15년 앞서'고향 납세'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2020년 기부액이 무려 7조원에 이를 정도로 전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내며 도농상생의 마중물로 자리를 잡았다. 그야말로 가뭄 속 단비이다.

우리나라도 소멸위기에 있는 지역의 주요 산업이 농축산업에 집중돼 있는 만큼 각 지역의 특성이 묻어난 답례품을 통해 우리 농축산물 소비가 진작된다면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균형 발전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이제 한 달 남짓 후면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 시행된다. 아무쪼록 국민 모두가 고향사랑기부제에 공감하고, 응원과 기부에 동참해 비로소 우리의 정든 고향에도 전국 방방곡곡 따뜻한'봄'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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