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준비?"… 한국서 번 돈, 본사에 넘기는 외국계 보험사들

강한빛 기자 2022. 11. 18.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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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경고등' 켜진 외국계 보험사들②] 수백억 원 본사에 턱턱…보험금 받기는 어렵다?

[편집자주]외국계 보험사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할 조짐이다. 그동안 철수나 매각과 같은 형태가 주를 이뤘지만 이번에는 자회사 설립이나 희망퇴직 등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국내 보험시장에서 수익을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규제와 빅테크 진입에 따른 보험권 경쟁 심화 등도 외국계 보험사들의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계시장에서 한때 한국은 경쟁력 있는 보험시장으로 꼽혔지만 정체된 업황으로 매력도가 떨어지는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국계 보험사들이 해외 본사에 높은 배당을 하며 먹튀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외국계 보험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그래픽=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기사 게재 순서
① '영업 강화'는 명목… 라이나생명 등 제판분리 나선 이유는
② "먹튀 준비?"… 한국서 번 돈, 본사에 넘기는 외국계 보험사들
③ 구조조정 들어간 외국계 보험사, 위기 타개책은?

1980년대 말 정부가 외국계 보험사의 국내 진출을 허용하면서 국내 보험시장은 '토종'과 '수입'의 경쟁 구도로 굳혀졌다. 이들은 '묻지고 따지지도 않고'(라이나생명), '띠링띠링'(AIG손해보험) 등 광고 문구를 전면에 내세워 편의성·텔레마케팅(TM)을 강조한 영업전략으로 보험시장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외국계 보험사의 진출로 한국 보험시장이 도약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달라졌다. 2010년대 ING생명(2013년·네덜란드), 알리안츠생명(2016년·독일), PCA생명(2017년·영국) 등이 한국시장에서 발을 빼는 등 '탈 한국'이 줄줄이 이어지면서다.

고배당으로 본사의 배를 채우는 데 급급하지만 정작 국내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주는 건 인색하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한때 국내 보험시장을 주름잡은 외국계 보험사들은 '먹튀'(수익을 챙겨서 떠나는 것)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몸이 됐다.


한국서 번 돈 자국으로… 고배당 정책 고수하는 이유는?


외국계 보험사들은 국내 보험사들과 달리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목을 내세워 고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위해 배당을 줄여 자본금 쌓기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보험사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AIA생명은 지난 4월 공시를 통해 배당기준일(지난해 12월31일) 기준 1주당 116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총 배당액은 700억원에 달한다. AIA생명은 2019년엔 1주당 928원으로 총 560억원을 배당, 2020년엔 1주당 995원으로 600억원을 배당했다. 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은 2020년 38.39%였지만 지난해 39.81%로 늘었다.

메트라이프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결산 기준 배당액은 1주당 1907원(270억원)으로 책정했는데 2년 전(1주당 1130원·총액 160억원)과 비교해 배당액 규모가 68%나 증가했다. 1년 전(1주당 1554원·220억원)과 비교해서는 22.72% 늘어난 수치다. 라이나생명의 배당성향은 2020년 41.99%였지만 지난해 60.63%로 증가, 동양생명 역시 2020년 26.7%에서 2021년 35%로 늘었다.

반면 국내 토종 보험사들은 상반된 배당 정책을 펴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45.4%로 집계되면서 전년(49.6%)과 비교해 줄었고 메리츠화재 역시 10.1%로 전년(34.8%) 보다 무려 24.7%포인트 축소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배당성향도 36.7%를 기록했다. 전년(35.5%)과 비교해 1.2%포인트 확대된 모습이지만 2019년 IR 당시 향후 주주환원정책으로 배당성향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헌한 것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생명도 배당성향이 줄고 있다. 2018년 51.42%, 2019년 38.53%, 2020년 30.78%로 3년 사이 배당성향 앞 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지난해엔 배당성향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우선주 배당이 없다는 점을 보면 배당성향이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의 고배당 정책은 해외 본사의 배만 불리는 정책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국내에서 돈을 벌면서도 정작 해외 본사에 대부분의 이익을 몰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AIA생명은 홍콩계 AIA인터내셔널리미티드가 100% 지분을 보유해 배당금 전액이 흘러 들어간다. 메트라이프는 미국계 메트라이프금융그룹의 한국법인으로 메트로폴리탄 글로벌 매니지먼트, 메트라이프 멕시코가 지분을 85.36%, 14.64%씩 보유하고 있다. 국내 외국계 보험사 중 최대규모인 동양생명은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42.01% 지분을 보유 중이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자본 적정성 수준에 맞춰 배당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외국계 보험사 전문가는 배당금 산정 근거에 대해 "자본 규모 등을 고려해 적정 배당 수준을 책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당은 주주의 권리로 제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현재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보험시장은 각 회사의 주주만 있는 게 아닌 계약자, 잠재 투자자들도 존재하는 만큼 배당 부분에 있어서 누구나 납득이 가능한 합의점을 찾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계는 보험금 받기 힘들다?… 공시 따져보니


사진=이미지투데이
외국계 보험사들이 해외 본사에는 천문학적인 돈을 송금하면서 보험금은 늑장 지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보험금 부지급률이 높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건 중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비율을 뜻한다. 비율이 높은 만큼 보험금을 받기 힘들다는 뜻이다.

올해 상반기 부지급률 1위는 모두 외국계 보험사에게 돌아갔다.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AIA생명의 올해 상반기 보험금 부지급률은 1.36%로 보험금 청구건수가 1만건 이상인 생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삼성생명은 0.87%, 교보생명은 0.89%로 집계됐다.

손보사 중에서는 AIG손보가 3.24%로 업계평균(1.62%)의 두 배에 달했다. 삼성화재는 1.63%, 현대해상은 1.65%로 나타났다.

보험금을 받는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늦게 지급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보험금 지급기간은 4.94일로 업계평균(2.07일)의 두 배 이상을 상회했다.

AIA생명은 4.33일, 동양생명은 2.14일이 소요됐다. 삼성생명은 1.44일, 교보생명은 1.2일이면 보험금이 지급됐다.

손보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장기손해보험 기준 손해보험사의 평균 보험금 지급 기간은 1.14일이었지만 악사손보는 1.27일이 소요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은 국내 대형 보험사와 비교해 보험 청구·부지급 건수가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부지급건수가 조금만 많아도 부지급률이 높게 산출되는 구조"라면서 "다만 부지급률이 높으면 관련 민원이 늘어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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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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