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직후 탄도미사일 쏘아 올린 北…고강도 도발 위협 예고?

김선영 2022. 11. 1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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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맹렬 대응” 엄포 직후
동해로 탄도미사일 1발 발사

북한이 17일 한·미·일의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하는 외무상 담화 발표 직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하는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한·미·일 3각 공조에 대한 ‘맹렬한 군사 대응’을 언급하면서 7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같은 추가 전략도발을 예고했다.

북한 최선희 외무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희 외무상은 “며칠 전 미국과 일본, 남조선이 3자 수뇌회담을 벌려놓고 저들의 침략적인 전쟁연습들이 유발시킨 우리의 합법적이며 당위적인 군사적 대응 조치들을 ‘도발’로 단정한데 대하여 엄중한 경고 입장을 밝힌다”고 위협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뉴스1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자 정상회담에서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 외무상 담화 발표 약 1시간40분 뒤인 오전 10시48분쯤 강원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국의 중간선거(8일)가 진행되던 지난 9일 평남 숙천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한 후 8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발사한 SRBM은 고체연료의 KN 계열로, 비행거리는 240㎞, 정점고도는 47㎞, 속도는 마하 4(음속의 4배)로 탐지됐다.

한·미는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 전 서애류성룡함 등 양국 이지스구축함과 탐지자산 등을 동원해 미사일방어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엔 미 공군의 정찰기 RC-135V ‘리벳조인트’가 중부지방 상공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행하는 항적을 노출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연합뉴스
◆北, 한·미·일 공조에 고강도 도발 위협

북한이 최근 한·미·일 정상이 합의한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강력 반발하는 내용의 17일 최선희 외무상 담화 발표 직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것은 한·미·일 3국이 한반도에서 연합훈련을 계속할 경우 지금보다 수위가 높은 고강도 도발을 벌이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담화는 최 외무상이 지난 6월 취임한 이후 처음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3일 정상회담 후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침을 천명한 만큼 외무상 명의 담화로 추가 도발 위협의 무게를 높이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외무상 담화에 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군사적 긴장 강화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외무상은 현재 북한 내 최고위 ‘미국통’이다. 최 외무상이 한·미·일을 ‘미국과 추종세력들’로 언급한 것은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의 키를 쥔 미국을 상당히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과 직접 담판하겠다는 간접적 메시지”라며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향후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지켜보며 추가 도발의 강도를 고민할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미국은 한반도 주변 경계태세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 공군 B-1B 폭격기가 16일(현지시간) 괌 앤더슨 기지를 출발, 일본 미사와 기지에 전개해 야전긴급급유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한반도에서 2시간 거리인 괌에 배치된 B-1B가 출격 후 20여분 만에 한반도로 이동할 수 있는 일본에서 훈련한 것은 한국과 일본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고 북한에 경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선영·박수찬·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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