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삼성이 달라졌어요... '지난 시즌 꼴찌'에서 '지지 않는 농구'로[초점]

김성수 기자 2022. 1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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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서울 삼성이 달라졌다. 선수들의 의지부터 경기 내용과 결과까지 최악의 지난 시즌을 보낸 팀이 맞나 싶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호성적을 확신하는 것은 시기상조지만 은희석 감독 부임 이후 삼성의 행보는 기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KBL

삼성은 17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2라운드 수원 kt와의 홈경기에서 66-62로 승리했다. 삼성은 경기 종료 5분 54초를 남기고 kt에 50-58의 8점 차로 뒤지고 있었고 1쿼터 중반 이후 단 한 번도 리드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상대를 끈질기게 추격했다. 결국 경기 종료 2분 4초를 남기고 이정현이 골밑 득점에 성공하며 60-59 역전을 만들어냈고 최종 승리까지 가져왔다.

삼성은 이 승리로 kt 상대 7연패를 탈출했다. 1라운드 통한의 역전패도 보기 좋게 설욕했다. 마커스 데릭슨이 27득점 11리바운드 더블 더블로 빛났고 이정현도 14득점 7리바운드로 뒤를 받쳤다.

예상외의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는 삼성이다. 이 경기까지 7승5패로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설레발은 금물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이 보였던 행보를 생각해보면 팬들이 희망을 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삼성은 최근 5시즌동안 7위-10위-7위-7위-10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와 연이 닿지 못했다. 최하위를 기록했던 2018~2019시즌(54경기 11승 43패, 승률 2할4리)과 2021~2022시즌(54경기 9승45패, 승률 1할6푼7리)로 승률이 3할이 채 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시즌 삼성은 9승45패로 압도적인 최하위를 기록했다. 2005~2006시즌 인천 전자랜드(8승 46패) 이후 KBL에서 16년 만에 나온 한 자리 승수 팀이었다. 전주 KCC로부터 이정현이라는 거물급 슈팅 가드를 데려왔지만 워낙 처참했던 성적 때문에 이번에도 삼성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은희석 감독은 칼을 빼들었다. 우선 '수비'를 1순위 과제로 택했다. 리바운드를 비롯한 기본적인 것부터 다져나갔다.

서울 삼성 은희석 감독. ⓒKBL

그 결과 올 시즌 현재까지 '수비'하면 떠오르는 팀이 됐다. '수비 집중 농구'를 펼치다 보니 평균 득점은 수원 kt(74.30점) 다음으로 적은 9위(74.92점)지만 평균 실점 역시 75점으로 가장 낮다. 지난 시즌 삼성의 평균 실점이 85.48점으로 가장 높았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다.

이렇게 수비가 강해지니 접전 상황에서도 승리를 챙기는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 현재까지 삼성이 치른 12경기 중 절반인 6경기가 5점 차 이하로 승부가 났고 그 중 4경기를 삼성이 승리로 가져갔다. 수비가 되니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버티면서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이날 kt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4쿼터 대역전극도 승부처에서 연이은 수비 성공과 리바운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건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것이다. 정규리그 6라운드 54경기 중 이제 2라운드에 접어들었고 가장 경기를 많이 치른 삼성이 이제 12경기를 했을 뿐이다. 최악이었던 지난 시즌도 1라운드는 4승5패로 나름 선전했던 삼성이다.

삼성 은희석 감독 역시 "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을 때 감독으로서 행복하다. 하지만 아직은 만족할 수 없다.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는데 감독인 내가 일희일비하면 선수들은 과거로 돌아간다. 마음으로는 기쁘지만 공수 모두 완성되는 팀이 될 때까지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방심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지금 삼성의 태도가 시즌 말미까지 이어진다면 설마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감독이 팀을 재건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자세고 선수들 역시 경기장에서 끈기를 보여주면서 '쉽게 지지 않는 팀'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은희석 감독과 함께 새롭게 출발한 삼성의 시즌 말 종착지는 어디일까. 확실한 건 올 시즌 이들의 농구가 최근 몇 년 중 가장 기대하게 만드는 삼성의 농구라는 것이다.

ⓒKBL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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