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IA를 찾을 깜짝 선물, '타격 귀재' 상병 최원준의 전역 "시간 되게 안 가요"[KBO 시상식]

허행운 기자 2022. 11.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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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KIA 타이거즈는 올해 내내 외야 한 자리에 대한 고민을 안고 시즌을 치렀다. 소크라테스 브리토, 나성범이라는 걸출한 타자들과 합을 맞출 딱 하나의 퍼즐이 필요했던 KIA. 내년에는 아마 그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을지도 모른다. KIA가 자랑하는 최고의 유망주 최원준(25)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KBO리그 시상식에 참여한 상무 야구단의 최원준.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현재 상무 소속인 최원준은 지난 17일 서울 소공동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 참석해 퓨처스 남부리그 타율왕 트로피를 수상했다.

2016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최원준은 서울고 시절이던 2015년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할 정도로 정교한 타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꾸준히 출전 빈도를 늘려가며 2017년 KIA 우승 당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진입하는 등 소중한 경험치를 쌓은 그였다. 그러나 약점으로 지목되던 내야 수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고, 그것이 장점이던 타격까지 영향을 주면서 슬럼프가 찾아왔다. 2019시즌 90경기를 소화하며 타율이 2할도 채 되지 않은 것도 그 영향이었다.

그랬던 그는 2020시즌 수비 포지션 변화와 함께 변곡점을 맞았다. 이전부터 병행했던 외야수로 완전한 포지션 전향을 단행한 것. 그리고 그 옷은 최원준의 맞춤 복장이었다. 수비에서 부담을 떨친 그는 2020시즌 123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3할2푼6리로 완전히 부활했다. 2021시즌에는 풀타임에 가까운 143경기 출전에 규정타석까지 채운 것은 물론 타율 2할9푼5리를 찍으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던 2021시즌의 최원준. ⓒ스포츠코리아

하지만 최원준은 바로 그때 군 입대를 택했다. 상무 야구단에 지원해 합격했고, 2021시즌을 마친 12월에 곧바로 입대했다. 재능을 만개하려할 때 입대한 그를 두고 많은 KIA 팬들은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기도 했다. 그렇게 최원준은 올해 퓨처스에서 '어나더 클래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92경기 타율 3할8푼2리(325타수 124안타)를 찍었다. 6홈런 73타점과 함께 출루율 0.509, 장타율 0.511로 OPS 1.020을 마크할 정도로 준수한 타격을 보여줬다.

그 공을 인정 받아 이날 군복을 입고 시상식에 등장한 것. 그가 쓰고 있는 전투모에는 상병 약장이 붙어있었다. 최원준은 들뜬 표정으로 "상병은 9월달에 됐다. 병장은 내년 3월에 된다"며 군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먼저 전했다. 이어 "꽉꽉 채워서 운동하는 생활을 보내고 있는데 솔직히 시간이 진짜 안 간다"며 여느 군인과 다름 없는 솔직함도 드러냈다.

이어 최원준은 "군대 와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본 계기가 됐다. 입대 전에 노력을 많이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무 와서 돌아보니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것에 후회가 들었다. 그래서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야구에 매진하는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물론 퓨처스 성적이 1군 성적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감은 있는 상태다. 나가서 어떻게 (야구를) 해야겠다는 부분들이 확실하게 적립된 것이 그 이유"라고 밝힌 그의 말에서는 힘이 느껴졌다.

프로 팀과 상무의 가장 큰 차이를 묻자 그는 "프로는 제가 찾아서 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챙겨주고 하는 것들이 많은데 여기선 직접 찾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런 것들이 피부로 가장 와닿았다"고 전했다. 그는 "웨이트도 잘 하지 않는 선수였는데 시즌 내내 힘들더라도 웨이트를 빠짐없이 다했다. 기술적인 부분들도 시도해보고 싶었던 게 많아서 원없이 해봤던 시즌"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2022시즌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율상을 수상한 상무 야구단의 최원준. ⓒ스포츠코리아

어쩌면 상무에서의 이 시간이 그에게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던 것. 최원준은 "1군에 있으면 결과에 대한 압박 때문에 해보고 싶은 걸 많이 할 수 없고, 스트레스도 받는다. 하지만 상무에 있으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할 수 있다"며 잠시 쉼표를 찍은 이 시간이 주는 장점에 대해 역설했다.

"프로에 있는 좋은 타자들을 보면서 어떤 점이 좋은지를 연구하는 시간들도 루틴이 됐다. 그러다 보니 제 것을 확실히 100% 적립할 수 있었다. 그 점이 되게 좋다"는 최원준은 이제 자신의 전역일인 다음해 6월을 바라보고 있다. "그때 돼서 당연히 1군에 합류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한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만약 팀에 들어가도 도움이 안 되는 선수가 될 것이다. 그때 분명 팀이 높은 곳에 있을 것이므로 팀 분위기를 흐리지 않는 것이 목표"라 밝힌 최원준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KIA 경기를 자주 챙겨봤다. 올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올라갔는데, 업셋 하는 것이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거기서 탈락해서 좀 아쉽기도 했다. 내년에 제가 팀에 도움이 돼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며 "팬분들의 함성과 응원이 기대된다. 조금만 인내하고 기다려주시면 남은 6개월 동안 기대하시는 것 이상으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행사장을 떠났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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