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보여주고 싶다"…'1라운더' 투수의 야구, 마침표는 아직

박정현 기자 2022. 11.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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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시절 김건국.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선발 투수와 롱릴리프 모두 가능했던 멀티 플레이어 김건국(34)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김건국의 목소리에는 힘찬 각오가 담겨있었다. 프로 무대를 떠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아직 마운드에서 충분히 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김건국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시도대항 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부산광역시를 대표해 선발 투수로 나섰다. 비록 팀은 접전 끝에 경상북도에 5-6으로 패했지만, 그는 이날 경기에서 최고 시속 144㎞까지 나오는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5이닝을 끌어주며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17일 스포티비뉴스와 연락이 닿은 김건국은 “기회가 된다면, (재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운동했다. 경기를 뛸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를 만들었다. 40~50개 정도는 전력으로 던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현역 생활 연장의 의지를 나타냈다.

김건국은 2006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을 받았다. 이후 kt 위즈를 거쳐 2017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뒤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9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7경기 3승3패 3홀드 66⅔이닝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32경기에 출전해 3승2패 1홀드 31⅔이닝 평균자책점 3.98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팀이 필요할 때 선발로 마운드를 지켰고, 때로는 긴 이닝을 끌어갈 수 있는 롱릴리프를 맡으며 투수진에 꼭 필요한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2021시즌이 끝난 뒤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차디찬 겨울을 맛봤지만, 다시 프로 마운드에 서겠다는 생각으로 공을 놓지 않고 자신에게 올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 마운드를 떠났지만, 여전히 야구와 함께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유소년 대상 바이오메카닉-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의 코치를 맡아 지역 유소년에게 프로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며 운동하고 있다.

▲ 김건국은 다시 한 번 프로 마운드에서 역투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건국은 “이전에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함께했다. 지금은 이지모(전 롯데) 형의 도움을 받아 개인적으로 레슨장을 다니며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두 달 정도 됐다. 13일 시도대항전 결승전에는 144㎞(중계방송 기준)까지 나왔고, 그 전 경기에는 146㎞까지 구속이 올라왔다. 주변에서도 ‘(김)건국이 형 아직 살아있다’고 말해줬다. 그날 경기를 해설했던 김재현 SPOTV 해설위원도 ‘너무 빨리 그만둔 것’ 아니냐고 말씀해주셔서 내가 떠나고 싶어서 떠난 건 아니라고 농담도 했다. 모두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에서 뛸 때 다양한 변화구를 던졌다. 시즌 초반에 많이 던지고, 날씨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도 투구하며 허리가 좋지 않았다. 코치를 시작하고 몸을 회복해 완성도 있는 공을 던졌던 것 같아 만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중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건 2017~2018, 2020~2021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노경은(38·SSG 랜더스)이었다. 노경은은 팀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며 바쁜 와중에도 후배 김건국을 위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김건국은 “(노)경은 형이 전화를 자주 해주셨다. 형도 내 나이 때 FA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1년 정도 쉬셨다. 지난번 내게 ‘만약 프로에 도전할 준비를 한다면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 정말 도와주고, 응원해주고 싶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도 한 번 해보겠다고 말씀드리니 한국시리즈 기간에도 연락 주셔서 몸 상태를 체크해주시고, 응원의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꼭 감사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김건국은 자신에게 올 새로운 기회를 기다리며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구질과 경기 운영 능력은 어느 팀에서라도 궂은일을 맡을 능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나를 써주신다면, 이전에 보였던 좋은 능력치를 바탕으로 선발과 롱릴리프 모두 가능했던 멀티 플레이어 김건국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힘줘 말했다.

김건국은 다시 프로 마운드에 오를 날을 기다리며 묵묵히 준비하고 있다. 그의 야구 인생에는 아직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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